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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고민을 해결하고나니 7월!!

막내가 기말시험을 끝내고 과학캠프를 떠났다.

시험 기간이라고 내가 신경쓸일은 전혀 없었는데 이 녀석이

집에 없으니 뭔가 허전하다. 때가되면 "엄마~~"하고 현관문을 들어서야 맞는데

맘 한구석이 뭔가 비어있는 느낌이다.

과학 선생님이 가는곳마다 사진을 찍어서 폰으로 전송해 주셔서

사진속에서 '결이찾기'하며 보내고 있다.


최근 며칠동안 둘째 진로문제 때문에 너무 힘든일이 있었다.

아주 인간적이고 따듯한 분과 헤어져야 할 상황이 되었고

그 문제를 결정하는데 일주일은 고민한거 같다.

남편은 선의의 거짓말을 하라고 샘이에게 시켰고

난 차라리 그분이 기분 나쁘더라도 사실대로 말하라 했고..

샘이도 나도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나중에 샘이는  네이버에서 '실감나게 거짓말을 하려면?'

이라는 검색을 했다고 했다.ㅜㅜ

일이 해결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7월로 넘어가 있었다.


오늘 아침 식탁에서 남편이 우리학원 상가지하에 슈퍼아주머니가 많이

아프다며  병원에 갔더니 췌장암 말기라서 손을 쓸수가 없다고 했다.

너무 갑작스런 소식이라 '어찌 그런일이..' 하며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옆에서 밥을먹고 있던 샘이가..

"저 4층에서 떨어졌을때 안고 올라오신분이요?" 했다.

아.. 맞다. 우린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그 아주머니가 그분이었다.


샘이가 4살때 아빠를 따라 학원을 나갔다가 4층에서

떨어진일이 있었다. 아들이 장난감에 빠져 놀고 있길레 잠깐 2층 은행에 갔던 남편..

놀다가 아빠가 안보이자 이 녀석은 장난감통을 밟고 올라가 창문으로 나갔던거..헐~

남편은 문을 밖에서 잠그고 나갔고 이 녀석은 4층인줄도 모르고 울면서 창문으로 나갔던거다.

살 운명이었는지 지하 슈퍼에서 트럭을 세워두고 물건을 내렸고 트럭 짐칸에는

에어매트를 몇겹 곁쳐서 올려 놓았던 상황..

4층에서 뛰어내린 샘이는 훨훨 날아서(ㅋㅋ)  그 에어매트 위에

폴짝 떨어졌던거다. 그 아주머니가 그 상황을 발견하고 뛰어갔는데

뛰어내린 이 녀석은 울면서 일어나 걸어나오며 아빠를 찾더라는것..

남편은 은행에서 볼일보고 올라오니 아이가 없자 계단으로 정신없이 뛰어내려갔는데

슈퍼 아주머니가 샘이를 안고 4층으로 올라오고 있더라고 했다.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가 전신 사진을 찍었지만 타박상하나 없었고

의사는 껄껄 웃으며 죽을 운명이 아니었나보다고 했다.

그 일이 있은 이후로 학원의 모든 창문은  쇠창살을 만들어

교도소 창문을 만들어 버렸다.

트럭이 그 자리에 없었으면 샘이 운명이 어떻게 되었을까?

보도블럭에 떨어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야 할 운명이었을거다.


그렇게 죽을고비를 넘긴 녀석은 어릴때 유치원 원장님이

자폐성향이 보이니 병원엘 가보라고 할 정도로 엉뚱한 짓을 많이 했다.

특히 어느 한쪽 부분으로 지나친 관심을 보였는데 말을 배우면서 한글을 깨우치더니

전철노선에 집착하고 세계지도에 집착하고 세계의 높은산 높은 건물에 집착하고...

초등때 독서록은 일년내내 역사관련책만 썼다.

이런 특이한 행동이 정말 자폐아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대인관계에 별 문제가 없어 병원에 데리고 가진 않았다.

남편은 우리 자식인데 우리가 가장 잘 안다며

유치원 원장님 말씀을 신경쓰지 말라며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다행히 자라면서 학교에서 전교회장을 할 정도로

친구관계가 원만한 녀석으로 잘 자라 주었다.

그 아주머니가 세워둔 트럭 덕분에 샘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랐는데

그 아주머님이 지금 많이 아프다는거다..

샘이에겐 생명의 은인인데..

꼭 치료할 방법이 생겨야 할텐데..




일주일동안 샘이 진로 문제로 얼마나 고민을 했던지..

일이 해결되고 저울에 올라가보니 앞자리가 4로 내려가 있었다.

결혼때 44싸이즈 예복을 입을 정도로 날씬했던 나..

세놈들 낳아 기르며 내 몸은 돌볼 생각도 못했고 여유도 없었다.

몸무게가 다시 그때쯤으로 내려갔고 거울속 난 날씬한 아줌마가 되었지만

어릴때 그 상큼함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결혼이후 난 한동안 방황을 많이 했던거 같다.

내꿈이 사라지고 내 삶이 남편에게 맞춰져 가고 있다는게 적응이 안됐었다.

남편과 같은 꿈을 꾸며 맞춰 살아야 한다는게 우울했고 즐겁지가 않았다. 

그러던중 큰애가 생겼고 다시 내 꿈이 생겼다.

아이들을 반듯하게 키워야 하는 목표가 생기니 삶이 즐겁고 행복했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육아일기도 쓰며 아이들 커가는 재미에 빠져 살았다.

크면서는 아이들의 고민을 함께 생각하고 해결하며 살았고..

이제는 다 커서 엄마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이제는 아이들을 내 품안에서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는 거다.

아이들을 벗어나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