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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학원에서 아이들 픽업 하는일 마치고 집에 오다가 토끼풀을 발견 했다.

어릴적 놀던 생각이 나서 토끼풀 꽃으로 반지를 만들어 봤는데..

지금봐도 어느 비싼 반지보다 예뻐서 감동을 했다.

우리가 어릴적엔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아 시간가는줄 모르고 놀았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공기' 마저도 문방구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걸 사서 논다.

시골집에 가면 우리는 추억할게 너무 많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바쁜데

우리 아이들은 외가댁에 가면 TV앞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낸다.

살아온 세대가 다르니 이해는 하면서도 요즘 아이들이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생쯤 되면 학교와 학원 공부 때문에 스케줄에 쫓기며 바쁘게 움직이며 산다.

요즘은 내가 저녁을 혼자 먹곤 하는데 아마도 결이가 고3이 된 올해부터 그런거 같다.

앞으로도 한동안 난 저녁을 혼자서 먹으며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4월초엔 친정 아버지가 8순이셔서 가족끼리 식사를 하고 가족사진도 찍었다.

잔치를 해 드릴려고 했지만 자식들에게 부담주는게 싫다며 한사코 반대를 하셔서

두분 여행을 다녀오시도록 준비를 해 드렸다.

1남 5녀의 자식들이 건강하고 반듯하게 자랄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 해 주신 부모님..

많이도 싸우며 자랐는데 두분은 우리들에게 거의 큰소리도 내지 않으셨던거 같다.

농사일을 하시면서도 아무리 바빠도 공부하는 우리들에게 일을 거들게 하지 않으셨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두분처럼 힘든 농사일을 하며 살지 않기를 바라셨던거다.

자식들을 농촌에서 벗어나게 하는게 두분의 목표이셨다니..

두살터울의 6형제 교육비도 장난 아니었을텐데 어찌 다 감당하셨는지..

 엄마가 되어 자식을 키워보니 두분이 정말 대단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사진을 찾아서 가져다 드리느라 4월말에 다시 내려갔더니

딸들이 온다고 온갖 반찬을 잔뜩 만들어서 식탁 가득히 차려 놓으셨다.

우리가 좋아하는 자연산 나물들로...

그리고는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셨는지 준비해둔 반찬거리들을 트렁크 가득히 실어 주셨다.

돌아오면서~ '엄마가 안계시면 어떻하지?'...  생각만으로도 막막해졌다.

그리고 난 아이들에게 친정엄마같은 엄마는 절대로 되지 못할꺼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올해만 지나면 내 인생이 많이 한가해 질꺼 같다.

막내가 고3.. 반장인데다가 심화반이라 학교에 갈 일이 자주있다.

셤감독도 했고 심화반 청소도 돌아가며 하고 반대표라서 학교모임도 가끔 가고..

토요일마나 독거노인 봉사도 결이랑 함께 간다.

2주후엔 체육대회에서 결이가 계주를 한다기에 굳이 구경가려고 한다.

이 모든 일들이 올해로 끝이라 생각하면 벌써 아쉽다.

다른 엄마들은 고3이 무슨 체육대회를 하냐고 난리인데 난 결이의 모든일들이 즐겁다.ㅋ


군대에 있는 둘째는 요즘 가끔 새벽 1시에 전화를 한다.

상황실에서 근무를 하는데 오후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근무하고 반대로 낮에 잠을 잔다.

늦은밤 졸음을 참지 못하면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중간중간 보초서는 아이들 교대하는 시간에

깨워서 내 보내야 하는데 잠들어 버리면 안된다고 30분씩 엄마랑 수다를 떨다가

깨우러 가곤 한다. ㅋ 요즘 군대는 선임들이 후임들 위에 군림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한다.

지금껏 그런일로 한번도 맘 상한적 없다고 하니 정말 군대가 많이 변한거 같다.

 강원도 양구는 일교차가 심해서 낮엔 반팔을 입고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데

밤이 되면 겨울용 군복을 입고 지낸다고 한다.



큰 녀석은 요즘 성당에서 청년부 복사를 한다.

군대가기 전엔 성당 근처에도 안가더니 군대성당에서 반주 봉사를 하며 신앙심을 키운건지..

몇주전 우연히 청년부 미사를 가게 되었는데 이 녀석이 신부님 옆에서 두손을 모으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낯설고 적응이 안되었는데 그 녀석 방 청소를 하다가 책상위에서 발견한 성경쓰기 노트를 보고

또 다시 놀랐다. 얼마나 꼼꼼히 정리를 하고 있던지..

지난주 미사때 신부님이 천주교 신자들은 대부분 주일미사를 빠지면 안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성당에 나오는거 같다며 미사를 빠지면 다시 성사를 봐야하니 귀찮기도 하고

남들이 그렇게 하니 그냥 습관적으로 미사를 보러 오는거 같다고 했다.

나를 두고 하는말 같아서 피식!! 웃었는데 결혼하면서 시댁의 종교를 따라 세례를 받은 엄마와

유아세례를 받고 견진까지 받은 우리집 녀석들의 신심은 아무래도

그 깊이에서 엄마와 차이가 있는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