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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달력의 반이 지나갔다.


아파트 정문에 핀 매화꽃을 보면서 기대되는 봄을 느낀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오늘 그 나무를 보니 매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벌써 올해 달력도 반을 넘겼고..

내 나이가 익숙해 질 즈음 다시 한살이 더해지고 1년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주변에 뭔가 많은 일들을 겪으며 지나가고 있는데 그 일들을 신경쓰다보면 

'오늘이 몇일이지?'  '무슨 요일이지?'  확인해보면 또 며칠이 훌쩍 지나가 있고..

나이탓인지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갈수록 감당해 내기가 벅차다.



요즘 내 관심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는 내새끼들이다.

세놈들 어릴때는 화초를 사다 놓으면 들여다 볼 시간이 없어서 죽어나가곤 했는데

요즘은 넘치는 관심으로 물을 자주 줘서 죽는 경우가 생긴다. 식물은 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너무 적게 주어서 죽는데 대부분은 과습으로 죽인다는 얘길 어디선가 읽었다.

암튼 아이들이 다 크고나니 얘네들한테 온통 내 관심이 가고 있다.


요즘 날씨는 비가 오거나 푹푹 찌거나.. 그야말로 한여름 날씨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난 겨울보다 그나마 여름이 견디기가 쉬운데 그래도 7,8월 견딜일이 까마득하다.

파견나가 있던 둘째는 다음주엔 다시 본부로 간다. 본부로 내려가면 1소대에서 3소대로 바뀐다길레

이유를 물었더니 2~3소대 아이들이 문제가 많아서 소대 편성을 다시 했다고 했다.

요즘은 선진병영문화라고 해서 생활관을 동기들끼리 쓰고 선임들과도 복종하는 관계가 아니라 별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2소대 3소대가 자꾸 분열이 되어 그동안 정들었던 1소대 아이들과 떨어지게 되었다고

아쉬워했다. 자율시간에도 서로 통제하거나 지시를 하지 않는다 해서 군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생각했는데

샘이는 군대의 기강의 너무 무너지는거 같아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고 했다.


둘째는 요즘 군대에서 여가시간에 책 읽기에 빠져 지내는거 같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을 했는데 그게 1등상을 받게 되어 연대장 상을 받게 됐다고 신나했다.

포상을 2박 3일 받고 군대 신문(?) 같은곳에 실리게 되었다며 거기에 샘이 얼굴과

독후감 내용이 같이 실리게 되어서 급하게 증명사진을 찍어 보냈다고 했다.

지난주에 1군사령부에서 하는 대회에 독후감을 내려고 했는데

마감 날자를 맞추지 못해 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하더니 연대에서 하는 대회에

제출했던가 보다. 군대가서 아무 사고 없이 건강하게만 있다가 제대하길 바랬는데

군대서도 뭔가 도전하며 의미있는 일을 하며 사는 녀석이 기특하고 감사하다. 

최근에 책을 11권째 읽고 있다는거 보니 큰애 말대로 샘이는 상황실에서 꿀빨고 있는게 맞는거 같다.

2012년에 입대를 했던 큰애의 군 생활은 입대초에 선임들한테 꼼짝 못했고 병장 말년에는 후임들 위에

군림했던 기억인데 몇년사이에 둘째의 군 생활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큰애가 집에 왔길레 샘이가 독후감을 써서 연대장 상을 받는다고 했더니..

"엄마.. 저는 여단장 상을 받았잖아요." 했다.

"그래? 여단장이 연대장 보다 높은거야?" 했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군대 계급은 병장까지만 알고 그 담부터는 알려줘도 자꾸 잊어버리게 된다.ㅋ

암튼 여단장이 얼마나 높은 계급인지 그런건 관심없고

샘이가 독후감을 써서 1등을 했고  바라던 포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감사할 뿐이다.

군대 생활에서 이 녀석들이 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포상을 얼마나 받느냐인거 같다.

책을 읽고 콩쿨을 나가고 운동을 하고.. 이런 일들에 열정을 다하는건 결국은 포상이 목적이라는거다.

지금 6박 7일을 모아놨는데 포상휴가는 교통비도 다 면제 받을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바깥세상을 나오고 싶은건지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9월에 부소대장 결혼식이 있는데 축가를 불러주기로 했다며 그때 포상을 사용할거라고 했다.


다음주엔 여행단짝 언니와 일본 오사카엘 잠깐 다녀올 예정이다.

간사이 공항에서 내려 전철 타는거 부터 꼼꼼하게 검색하고 호텔 위치도 알아두었고

이제 여행지를 검색해서 일정을 짤 예정이다. 혼자사는 언니는 홀가분하게 다녀오면 되지만

주부인 난 밑반찬 준비부터 은행일도 처리해야 하고 학원 알바생도 잠깐 구해야 하고  

신경쓸일이 한가득이다. 그래도 여행가기전 설레임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