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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맞이하며~


한동안 여러가지 일들로 바쁘게 살다보니 올해도 7월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적어도 두달동안은 더위와 싸워야겠지만 이렇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여름도 당연히 지나갈테니 다가올 7~8월도 기대가 된다.


난 여전히 아주 평범한 일상에 빠져 살고 있다.

네일아트 재료를 사다가 손톱에 보석을 붙이는 재미에 빠지기도 하고

짜투리천을 잘라서 냄비받침을 만들어 둘레길 함께 걷던 형님들께 선물했고

레이스실로 가방을 짜서 그린색으로 염색을 하여 크로스백도 만들기도..

시간가는줄 모르고 베란다에 살고있는 리톱스들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어느날은 늘어놓은 집이 거슬려 하루종일 청소를 하기도 하고..

지난주엔 마늘을 쪄서 꿀에 쟀는데 로마병정님 블로그에서 보고 따라 해 봤다.

남편이랑 아침마다 세알씩 먹고 있는데 벼르고 벼르다가 큰맘먹고 실천한것이다.

그리고 아픈 친정 엄마를 자주 찾아가서 시중드는일도 하고..

이번주엔 직원중 한명이 무주로 교육을 들어가서 내가 그 자리를 메꿔야 하기에

출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소소한 일들로 하루하루를 채우며 일주일 한달이 지나가는데

블로그에 글 올리는 일에는 갈수록 게을러진다.

오늘 보니 내 블로그를 방치해 둔지가 거의 두달이 되어가고 있다는걸 알게 됐다.



최근 몇달동안 열심히 실천한 일이 있는데 아는 형님들 두분이랑 서울둘레길을 걸은 일이다.

셋이서 시간이 맞아야 걸을 수 있기에 주말에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지만

3월부터 4개월만에 완주를 하게 되었다.

우리 셋중에 체력이 가장 좋은 분은 7십대 형님이셨고

젤 저질체력이었던 나는 매번 뒤에서 끌려가듯 따라다녀야 했다.

코스마다 km가 다르고 난이도도 달랐기에 걷는 시간이 보통7~8시간이 걸렸다.

평소에 한시간정도 걸으면 많이 걷던 내가 8시간씩 걷다보니 처음 코스를 돌때는 거의 초죽음 상태로

돌아오곤 했다. 하지만 갈수록 적응이 되어갔고 8코스를 끝내고 처음 시작했던 곳에 도착하니

다시 다른 목표를 세우고 걸어야할꺼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힘든 상태로 끝내면 다음코스가 걷기 싫을거 같은데 이상하게 그 다음코스가

기대되고 기다려졌었다. 그래서인지 끝내고 나서 아쉬움이 밀려왔던거 같다.

서울둘레길은 스탬프를 28개 찍으면 모든 코스를 돌게되고 인증서를 준다.



마지막 8코스에서 기억에 남는게 평창동 골목을 두세시간 지나게 되었는데..

누가누가 더 특별하게 근사한 집을 짓나 경쟁하는 듯한 집들을 보면서 참 흥미있었다.

사람키의 4~5배 정도 되는 높은 담.. 미술조각작품같은 대문들..

특히 기억에 남았던 대리석으로 만든 대문(돌문이 굴러가며 열리도록 아래에 바퀴가 있고

그 바퀴가 굴러갈 수 있는 철로 만들어진 길이 있었다. 사진이 없어 아쉽다.)을

보면서 부자들은 그 부를 지키기 위해 아주 처절한 노력을 하는구나 싶었다.

큰 형님은 부모를 잘 만나서 그렇게 누리고 살거나  살면서 일확천금을 벌게 된 그들의 삶이

부럽다고 했고 작은형님은 그들보다 행복지수는 우리 서민들이 훨씬 높을거라고 했다.

두 형님 대화를 들으며 D회사 가족들이 생각났다.

차고 넘치는 부를 가진 그 사람들은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 욕심껏 사는건지..

주변 모든 사람을 하대하고 인격이라곤 1도 없어보이던 사람들..

악을 쓰며 소리소리지르던 모녀의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다.ㅜㅜ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외국 갑부들은 행복이 뭔지 알고

삶을 제대로 즐기며 살줄 아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집 세놈들은 여전히 내게 기쁨을 주며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

큰 녀석은 요즘 최대 관심사가 연애인거 같으고..

둘째셋째가 겨울에 유럽여행을 간다고 방학하면서 아주 빡세게 알바를 하고 있다.

두 녀석을 보면 젊음이 참 좋구나 싶다. 가끔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너희들 인생에서 오늘 다시 오지 않는다." 고 한번씩 잔소리를 하곤 하는데

사실 엄마의 잔소리가 필요하지 않을만큼 자랐다.

엄마아빠 앞에서 여행계획 세운것을 보고 하겠다기에 해보라고 했더니

지도까지 가지고 나와 설명을 했다. 생각보다 계획성있게 잘 짰길레 폭풍 칭찬을 해 줬다.

그런데 요즘은 얼마나 좋은 세상인지 여행 앱이 있어서 그걸 폰에 깔고 날자와 장소만 대충 입력하면

루트가 짜여져서 나오고 여행비용까지 다 계산되어 나온다고 했다.

비행기표와 숙소도 폰으로 예매가 가능하고 국제 학생증을 만들어서

유레일패스도 할인받고 쌓여 있는 가족마일리지로 티켓을 끊고

유류세만 인터넷뱅킹으로 계산했다고.. 우리가 얼마나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늘 기대에 차서 희망적으로 살고 있는 녀석들을 지켜보면서 나의 2십대를 생각했다.

지금껏 살면서 되돌아가고 싶은 시기가 있다면 바로 2십대 초중반이다.

매일이 설레였던 기억ㅎ 가난했지만 늘 마음이 부자였고 희망적인 생각만 하며 살았었다.

결국 이 녀석들은 지금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를 살고 있는거다.

두 녀석 유럽여행에 따라가고 싶어서 같이 비행기표를 예매할까 며칠 고민했는데

거의 40일 정도 남편이 혼자 지내는 일이 마음에 걸려서 포기 하기로 했다.




요즘 '포노사피엔스' 란 책을 틈틈히 읽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공간의 제약없이 소통할수 있고 또 정보 전달이 빨라지고

폰 하나로 아주 편리한 생활을 누리며 사는 시대가 되었다. 젊은 세대들은 폰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살지만 우리 기성세대들은 이 마술같은 기계를 50%도 활용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거 같다.

두 녀석이 폰 하나로 여행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하는걸 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런지 무지 궁금해진다.

미국과 중국은 디지털 문명을 적극 받아들여 현재 세계 문명을 두 나라가 리드하는 입장인데

우리나라는 정치권에서 패권 다툼만하고 문명 시계는 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글을 쓴 교수는 열변을 토하고 있다. 이 책을 아들들이 읽기 전에 내가 미리 읽고 있는데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중심에 서지는 못하더라도 아이들 삶을 이해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

무척 흥미있게 읽고 있다. 우리가 앞으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살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