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첫눈이었는데 이렇게 펑펑 쏟아지다니..
남편이 출근하면서 전화를 했다. 얼른 나와서 눈 구경하라고.ㅋ
양쪽학원 차량운행은 중지했고 남편은 걸어서 출근했고 난 워커를 신고 눈구경하러~
'습설'이라더니
럭키마운틴(아파트 옆 소공원같은 산이름을 우리가 붙임)에 나무들이 길을 막고 축축 늘어져 있었다.
나무에 쌓인 눈이 떨어질까 조심스럽게 비켜가며 올라갔다.
습기를 머금은 눈이 많이 무거운가보다.
이렇게 낭만적인 길을 아무도 올라가지 않았네.
내일이면 없어질지도 모를 설경인데..
돌아서서 내 발자국도 찍어보고.
작년에 남파랑길에서 만났던 상왕산 설경이 생각났다.
너무 예뻐서 자꾸 뒤돌아 보며 올라갔다.
워커 속으로 눈이 들어가서 양말이 다 젓었다.
지난번에 막내 동생한테 롱부츠를 줘 버린걸 오늘 걸으며 후회했다.
이런 설경 보는거 정말 흔치 않은데 두눈이 호강을 했네.
럭키마운틴을 내려와서~
양말을 갈아 신으려고 아파트에 들어서서 눈의 두께를 자매톡방에 올리려고 찍었는데
나중에 동영상 찍은걸보니 이게 우리차였다는.ㅋ
다시 나가서 걷다가 나무가지에 쌓인 눈이 신기해서 확대해 찍어 보았다.
얇은 나무가지에 이렇게까지 눈꽃이 피다니..
우리 막내의 모교였던 중학교를 지나는데 아이들이 신나서 놀고 있었다.
멀리서 줌을 이용해 사진을 찍은 이유는 눈을 굴리고 있는 저 녀석때문.
반팔반바지도 놀랍지만 맨손으로 눈을 굴리고 있더라.. 대단한 녀석~
오후 서너시쯤이었나? 눈이 그쳤는데 여전히 설경은 끝내준다.
눈꽃 사이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이 더 청명해 보인다.
벤치에 눈 두께가.. 30cm는 안되어도 20cm는 넘는 듯 보인다.
갑자기 너무 큰 눈이 내려 접촉사고가 많은지 앰블란스 소리가 몇분 간격으로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있었다. (오늘(28일) 아침 기사에 40cm가 넘었다고 써 있네.)
자유공원 눈터널을 걷고 있다.
이렇게 눈꽃 구경을 하며 오늘도 만보 걷기를 완성했다.
추가 사진~ 28일 오전
밤새 또 눈이 더 쏟아져서 아침에 차에 눈을 치우러 나갔다가
우리 겔이가 눈사람을 만들자고 해서..
6십대 아빠나 2십대 아들이나 똑같이 동심의 세계로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