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지내다보니 벌써 3월이다.
어제는 큰맘먹고 하루종일 사진 정리를 했다.
핸펀에 정리하지 않은 사진들이 가득해서 얼마나 밀려 있던지..
가족카페에 올리는데 하루종일 걸렸다.
정리하면서 보니 전과 다르게 가장 많은 사진이 바로 우리 손녀였다는 ㅎㅎ
일주일에 한번씩 놀러를 와서 그때마다 찍어준 사진이 수두룩~
아이들이 애기홈피에 올리는 사진들 내려받은 것도 한가득이고.
내가 할머니가 된지 벌써 4개월이 넘었다.
먼저 할머니 된 친구들이 어찌나 손주들 사랑에 빠져 자랑을 하던지
속으로 주책이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요즘 내가 그 주책스런 대열에 끼어들어
애기만 보면 함박웃을을 짓게 된다는거다.
친구들이 카톡 대문에 손주들 사진으로 도배를 하길레
'난 그러지 말자.' 생각했는데 큰 녀석이 "엄마 장모님은 매일 카톡에 애기 사진 올리는데
엄마는 왜 한장도 안올리세요?" 했다.
그 녀석의 한마디가 은근 신경쓰여서 이 사진을 올렸다.
요즘 얼마나 살인미소를 날리는지 이름은 '설아' 다.
둘째가 독일에서 잠깐 들어왔었는데 친구랑 통화하는 소릴 들으니
"우리집에 주인공은 설아야. 난 이제 멀~리 버려진 자식이야." 했다.ㅋ
그 녀석이 들어오는날 설아가 와서 제대로 반가워 해주지 못했는데 좀 서운했던가 보다.
백일전에 뒤집기를 했다고 두 녀석이 흥분을 하더니 4개월 되던날은 되집기를 했다고
또 흥분을 해서 육아일기 홈에 올리고 있었다.
두녀석 하는 짓들이 우리가 큰 녀석 키울때와 얼마나 닮아 있던지..ㅋ
우리가 낳지 못한 딸을 큰 녀석이 낳았으니 설아가 우리 삶에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아기들은 가르쳐 주지도 않는데 때가되면 본능적으로 뒤집고 되집고 하는게 참 신기하다.
앞으로도 설아는 기고 걷고 하면서 매일 매일 성장을 하게 되겠지.
그리고 우리는 하루하루 나이든 할아버지 할머니로 변해 갈 것이다.
사진 정리를 하다가 큰애 앨범을 꺼내 보았다. 손녀랑 비교해 봐야겠다 싶어서.
왼쪽 위에 사진은 아들이고 아래는 손녀.. 오른쪽은 아직도 소년미를 벗어나지 못한 큰녀석..ㅎ
며느리도 그렇고 애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마냥 어설프기만 하다.
다들 아빠를 닮았다고 하는데 아들 어릴때랑은 조금 다른모습인거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엄마아빠를 반반씩 닮았지 않았을까 싶다.
친정 엄마는 설아가 날 닮은거 같다고 했다.
나의 신생아때 모습을 엄마가 기억할테니 맞을수도 있겠다.
내 핏줄들이니 유전자가 다 비슷하겠지.
이렇게 어느덧 난 할머니가 되었고
내년이면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접게 된다.
더 나이들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 계획세워 실천해 보려고 한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몇군데 여행을 다녔는데 제대로 사진 정리가 되지 않아
시간이 한참 지나고 보니 검색을 하면서 올려야 했다.
갈수록 게을러지는건 나이탓인가?
일을 접게되면 하고싶은 일이 많은데 그중에 산티아고 가는길을 꼭 실천해 보려고 한다.
앞으로 할머니로 사는 내 인생에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