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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유명사원(왓 프라씽&왓 째디 루앙) 둘러보기..

요즘은 한여름의 딱 중간인 듯 싶다.

어제는 우체국을 가는데 이글이글 타는 태양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서랍 깊숙이에서 10년도 넘은 양산을 꺼내 들었다.

양산을 들고 밖에 나가는 일은 너무 귀찮은 일이기에 10년전 선물받아 서랍속에 모셔두었던걸

꺼낸거다. 나갔다와서 '이제부터 여름지날때까지 꼭 쓰고 다녀야지.' 하며 현관 우산꽂이에 넣어 두었다.

하지만 우산꽂이에서 또 아무일없이 여름을 지내다가 다시 서랍속으로 들어갈게 뻔하다. 


치앙마이에서 느낀 더위를 생각하면 우리나라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조금만 걸으면 숨이 턱턱 막히고 온몸이 끈적거려서 불쾌지수가 금방 올라가는 더위..

이까짓 더위쯤이야~ 청소기 돌리며 구석구석 치우고 바닥닦고 설거지하고..

집안일을 하다보니 등줄기에서 땀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곳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여름은 얼마든지 웃으면서 버틸 수 있다..



자유여행은 영어를 못하면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데 기본적인 단어 몇개만 알면 사실 문제가 안된다.ㅋ

언니가 가져온 이 여행영어책을 보고 써 먹기도 했지만 요즘은 인터넷 덕분에 큰 불편은 없다.

가기전에 여행지를 검색해서 사전지식을 쌓고 가면 더 좋고..현지에서 어딜 갈때는 구글맵이 아주 편리하다.

갈 목적지를 치면 도보로 몇분 걸리는지.. 차로 몇분 걸리는지 자세히 나온다.

우리는 폰 구글지도를 켜고 골목골목을 돌아 다녔다.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본건 순전히 다 사원이다. 1분정도? 걸으면 한개씩 사원이 보인다.

우리나라는 건물마다 교회가 들어서 있지만 이곳은 골목마다 사원이.. 그것도 아주 으리뻔적한 사원들이 있다.

도이인타논을 비롯해 나이트바자 쇼핑이야기도 하려다가.. 읽는사람은 지루하겠다 싶어서ㅋ

돌아오던날 보았던 곳들을 소개하고 여행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마지막날 돌아오는 비행기가 밤 비행기여서 호텔에서 오전에 체크아웃하고 가방을 프론트에 맡긴다음

유명사원 중 두군데를 더 가기로 했다.

다행히 '왓 프라씽'과 '왓 쩨디 루앙' 두 사원이 가까운 곳에 있어서 썽태우를 타고 10분쯤 갔던거 같다.

위에 보이는 사원이 '왓 프라씽' 사원이다.

독특한 문화적 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이 지역은 예술과 건축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 했는데

정말 눈에 보이는 사원들마다 복잡하고도 화려한 장식들로 감탄을 하게 만들었다.




왓 프라싱은 1385년쯤에 건축되었는데 본당보다 작은 라이캄이라는 별당이 실제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이고

란나(*) 예술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사원은 화려한 목각유물이 있는 라이캄 별당과 북부양식의 벽화, 수많은 얕은 부조로 만들어진 불경 보관소 등이 있다.

사원도 그렇지만 사원내에 보유하고 있는 유물이 높은 예술품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서 이곳이 유명하다.

본당은 전통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것으로 목재로 만들어진 입구는 치앙라이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 졌으며 

땅과 물, 바람과 불의 상호작용을 표현한 섬세한 문양으로 새겨졌다.

부처님의 족문 사본이 보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부처님의 족문은 선행을 권장하고 옳지 못한 일은 삼가하라는

가르침이 오늘날에도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치앙마이에서 만난 불심이 깊은 사람들이 다 그렇게 선한 모습이었나보다.


사람들이 저기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기도를 했는데 저곳이 라이캄 별당이지 싶다.



화려한 벽면..




사방에 코끼리들이 바치고 있는 탑..

이곳에 거의 대부분 건축물이나 탑이 금빛인데 노랑색은 국왕을 상징하는 색이라 한다.

국민의 94.6%가 불교도인 태국은 국왕이 불교의 수호자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국왕을 상징하는 노란색은 태국의 국교인 불교를 상징하는 색이라고 함.



사원입구엔 어디든지 무시무시한 뱀이 사원을 지키고 있다.



뒷쪽으로 사원을 한바퀴 돌면서 본 건물들~






이 곳에서 보았던 특이한 난의 모습..

호접란인거 같은데 이렇게 거꾸로 키워도 아래를 향해 꽃도 피우고 잘자라고 있었다.

우기엔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될꺼 같다. 수시로 비가 오락가락하니..



사원 입구엔 이런 해맑은 표정의 동자승들이 자주 보였는데 이걸 볼때마다  만세(송일국씨 아들)가 생각나는건 뭐지?ㅋ


경찰서 간판이 눈에 쏙 들어오는 길목을 지나..'왓 째디 루앙' 사원을 걸어서 가고 있다.



왓 째디 루앙은 '큰 불탑이 있는 사원' 이란 뜻으로

여기 보이는 건물은 본당.. 본당 안에는 8m눞이의 불상(프라 차오 아타롯)이 안치되어 있다.

이곳은 입장료(1인당 40밧)도 있고 짧은 바지를 입었을 경우 입구에서 긴 까운(게다가 두껍기까지)을 입고 들어가야 한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두껍고 긴 까운이라니 정말 이열치열... 더위는 열로 다스리기..ㅜㅜ



이 건물은 금녀의 집.. 여자들은 들어가면 안된다고 써 있다.

이곳을 지나서 가면 아래...


저기 보이는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이 1385년~1401년까지 란나를 다스렸던 센무앙마왕때 건립된 불교사원이다.



이 사원은 치앙마이 역사의 최대 기념비적인 의의를 가지고 있는 사원이라고 함.

센무앙마왕이 14세기말에 그의 아버지의 유품을 안치하기위해 건립하기 시작하여 다음왕(티로카랏왕)때 완성했다 한다.

500년 이상 치앙마이 역사속에 가장 높은 건축물로 남아있는 체디는 원래 90m높이로 만들어 졌으나

1545년 지진으로 일부 파손되어 현재 약 60m 높이를 유지하며 유네스코에 의해 보존되고 있다.

이쪽은 건물을 받치고 있는 코끼리가 모두 소실된 상태..



입구마다 버티고 있는 머리다섯달린 뱀?..



1400년대에도 이 나라 장인들의 솜씨는 아주 빼어났었네.

이 사원을 보고 오리지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후에 사원을 지을때 이 곳이 표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까지 본 모든 사원의 기본이 이 사원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머리 다섯달린 뱀이 지키고 있는 위쪽엔 번쩍이는 불상이 자리하고 있고..


아래서 보면 이런모습.. 올라가서 내려올때는 미끄럼을 타야할 듯..ㅋ


글고 그 뱀의 앞에는 또 이렇게 인자한 모습의 불상이 금빛 우산을 받쳐들고 앉아  사원을 지키고 있다.



불상을 많이 보고 다니다보니 이런 미소를 머금은 표정이 왠지 편안하다.

인간의 어떤 잘못도 다 용서해 줄 것 같은 온화한 인상이랄까?



반대쪽은 코끼리들이 소실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있다.

한면에 세마리가  글고 모서리에 한마리가 사원을 받치고 있다.



옆쪽에 작은 사원도 멋드러지다. 



본당에 들어갔는데 여기는 다른 사원과는 달리 사진찍는 걸 허용한다.

다른 사원에선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조용히 묵상을 하고 돌아서 나와야 했다.

저기 보이는 큰 불상이 8m의 그 프라 차오 아타롯 ..


이렇게까지 휘황찬란 할 수가..



그 사원을 다 돌고 나오기전 예쁜 학생들을 만났다.

대학생들인데 이 나라는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는다고 함.

처음보는 우리에게 어찌나 친절하고  이쁜 미소를 보여주던지..

젊음이 참 싱그럽다는 생각.. 요즘 이런 아이들보면 우리집 녀석들 또래라 그런지 마냥 이쁘다.


그런데 우리들만 이렇게 더운건가?

여기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 날씨에 맞게 버틸 수 있도록 진화한지도 모르겠다.ㅎㅎ

롱넥마을 사람들은 땀도 흘리지 않고 심지어 긴옷을 겹쳐 입고 있었으니..



스님들은 저런 주황색 천을 두르고 한쪽 어깨는 드러내놓고 다님.

이 사원에서 스님들을 많이 봤는데 상담을 요청해 오는 관광객들에게 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아마도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스님들이겠지?

어떤 스님들은 나무 그늘에 앉아 핸펀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스님에 대한 나의 견해나 생각으론 좀 거부감이 느껴졌다. 우리 일반인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ㅋ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스님들이 핸펀에 빠져 있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바라보는게 정상일텐데..



왓 쩨디 루앙에서 다시 썽태우를 타고 '님만해민' 이란 곳에 갔다.

님만해민은 우리나라의 가로수길이나 대학로와 같다고 보면 되는데 난 가로수길은 가본적이 없다.

우리어릴때는 젊은애들 모이는 곳이 대학로였다면 상진이가 가끔 가로수길을 가는걸 보면

요즘 애들의 거리는 강남에 가로수길 인듯..

치앙마이 대학교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서 최신 트랜드로 떠오르는 지역이라고 하는데

헤어살롱, 네일샾, 패션매장, 인테리어샾, 아기자기한 카페, 트랜디한 레스토랑등이 곳곳에 자리해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전통적인 치앙마이의 이미지와는 다른 젊은 열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곳이 님만해민이라 보면된다.



보통 5시 이후에 젊은애들이 몰려드는 곳인데 우리는 점심시간에 갔기 때문에 한가한 거리의 모습이다.

이 건물은 마야 쇼핑몰인데 들어가 봤더니 우리나라의 아울렛 정도로 보면 될꺼 같았다.

님만해민에 가서 기억나는건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세가지 음식을 주문해 푸짐하게 먹고나니

280밧(9200원정도)이었다는거..ㅎ

더위에 지치고 배도 고프니 완전 환상적인 맛이었다.

정말 치앙마이에서 살게 된다면 음식때문에 고생은 안할꺼 같다.



마야 쇼핑몰 앞에도 제단이 설치되어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 중심엔 항상 제단이 있고..

여기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항상 신께 기도를 드리는게 일상인거 같았다.

태국은 신에게 의존해서 사는 삶이 너무 지나친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일해서 수입의 대부분을 거의 사원에 바치는것 같다.

사람들의 삶은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는데 사원은 지나치게 화려하다.

모든 사원들이 하나같이 그렇다.


마야 소핑몰을 한바퀴 돌고 나와서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떨었다.

사실은 온몸이 끈적이고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를 피하러 들어갔기에

수다를 길게 늘이며 오래오래 앉아있었다.ㅋ



카페안에서 내다본 밖 풍경이다..

베트남에 갔을때 뭉쳐있는 전기줄을 보고 놀란적이 있는데 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도 베트남보다는 그나마 정리된 느낌이다.


마야쇼핑몰 옆쪽 카페 앞에서 님만해민에 갔었다는 인증샷을..



님만해민에서 썽태우를 타고 다시 호텔근처 나이트 바자로 왔다.

이곳은 밤마다 열리는 상설시장인데 7시가 넘으면 발디딜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 나온다.

싸고 괜찮은 물건들 진짜 많다.



역시 나이트바자에서도 내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이런 핸드메이드들..

한켤레에 100밧이면 3300원.. 몇개 사와서 장식장에 넣어두고 바라봐 줄껄...

참 앙징맞고 다양한 아기신발들이 미소를 짓게 한다.

이런걸 사려고하면 옆에서 언니는~ "니가 만든게 더 예뻐.." 하면서 사지 못하게 했다.ㅎㅎ



나이트바자 안에서 발견한 반가운 한글..

우리나라 사람이 이민을 가서 이곳에 정착해 차린 빙수집이다.

주인남자는 오랜만에 한국말이 하고 싶었던지 우리옆에 와서 계속 수다를 떨었다.

덕분에 우린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시원한 빙수를 먹으며 편하게 쉬다 왔다.

그 남자는 아침에 일어나면 손수 빙수에 쓸 인절미를 만든다고 했다.

다시먹고싶은 인절미 빙수..

우리나라에서 사 먹어도 그 맛이 날까 모르겠네..


치앙마이 여행은 ..

잊지못할 사원과 불상, 수공예품, 그리고 다양한 음식들...

이렇게 나와 언니에게 행복한 추억들을 남기고 끝이났다.


  *란나왕국~

1292년 맹라이 왕에 의해 건국되어 현재의 태국 북쪽에서 13세기~18세기에 걸쳐 존재했던 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