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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샘이결이와 제주여행~

 

 

큰애가 지지난주에 제주 여행을 4박 5일 갔다와서 자랑을 엄청 늘어 놓길레..

우리도 얼른 저가항공을 예약했다. 주중이라 애들아빠는 함께하지 못하고 셋이서..

새벽4시에 일어나 5시에 택시로 김포공항으로 이동..

학원공부에 시달리고 있는 결이에게 며칠이라도 쉬게 해 주고 싶었다.

 

 

그간 제주를 꽤 자주 다녔지만 관광지를 돌거나 한라산을 갔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지 않아서 이번에는 렌트를 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무작정 해안도로를 따라 돌았다.

제주 바다는 이렇게 큰 현무암 덩어리로 되어 있다.

가다가 예쁜 바다가 있으면 내려서 한참을 놀다가 다시 이동하곤 했다.

 

 

한결이는 학원을 쉬는게 홀가분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담인지

 제주까지 과제를 가져와서 저녁마다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제주 갈때마다 성산일출봉을 갔는데 끝까지 올라가질 않아서 이번에는 두 녀석들 따라 정상까지 갔다.

정상에서 본 풍경이 얼마나 근사하던지.. 가슴이 탁 트이는게 그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싶었다.

 

 

사진찍는걸 귀찮아 하는 두 녀석들.. 그래도 내 카메라엔 늘 두 녀석들이 주인공이다.

샘이는 항상 결이를 놀리며 가지고 논다. 언젠가 이런 작은형의 태도를 결이가 짜증내길레

"우리집에서 샘이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애는 너밖에 없잖니."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형의 장난을 쿨하게 받아들였다.

 

 

지난번에 친구랑 네일로 여행 할때 샀다며 쎌카봉을 열심히 써 먹고 있는 샘이.

참 갈수록 신기한 세상이다..

 

 

바다를 보면서 결이는 진지하게~

"엄마, 저 수평선너머는 낭떠러지죠?"

나도 진지하게.. "그렇지. 지구는 네모나니까.." ㅎ

 

 

마라도 성당에 들어가 두 녀석들과 기도를 하고 방명록에 흔적도 남겼다.

마라도 초등학교를 지날때 샘이는 "풍금소리 노랫소리" 라는 동요가 생각난다며 흥얼거렸다.

 

"바닷가 언덕위 학교에서 들려오던 그 소리

이제 그곳에는 아이들도 선생님도 없어요.

마당엔 풀들이 자라고 새들만 놀러 오지만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지금도 들려 온대요.

바다로 하늘로 울려 퍼지던 풍금소리 노랫소리~~

아이들의 노랫소리.."

 

학생이 한명이라던 마라도 초등학교..

 아이들이 뛰어놀수 있는 학교앞 공터(운동장)는

도시의 초등학교 운동장보다 몇배는 넓어 보였다.

 

 

사진찍게 뛰어 보라 했더니 뚱뚱한 샘이는 폴짝폴짝 잘도 뛰는데 결이는  흉내만 낸다.

 

 

여긴 우도해변인데 바닷물 색이.. 너~~무 너무 예뻐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결이는 터키갔을때 보았던 라라비치에서의 추억이 떠오른다며 좋아했다.

쪽빛바다? 비취색이라고 해야하나? 게다가 물이 정말 맑고 완만한 바다였다.

여행에 관심이 많은 샘이는 담에 혼자 와서 자전거 타고 제대로 일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

 

 

여기는 또다른 해변이다.

이름이 '홍조단괴 해빈해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이 해변은 모래가 산호모래라는 것..

모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호들이 오랜동안 바닷물에 쓸려 잘게 부서져 있는 모습들이다.

산호모래를 관찰하고 있는 한결군..

 

 

2월 하순인데 유채꽃이 만발했다.

"자.. 엄마 찍으세요." 하더니 왼쪽한번 오른쪽 한번..하며 포즈를 취해준다.

 

 

샘이는 자다가 새벽 두시쯤에 밤하늘의 별을 본다고 옷을 껴 입고 나가곤 하더니

결국 감기란 녀석을 데리고 와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엄마가 어릴때 보며 자란 하늘가득 박혀있는 별을 보고 싶었는데 볼 수 없었다며

다음에 몽골에 가서 기어이 밤하늘에 가득 박혀있는 별을 보고야 말겠다고 벼르고 있다.

 

 

돌담들이 너무 예쁜데 눈에 보이는 그 예쁜 광경을 카메라에 담기가 어려웠다..

집이건 밭이건 심지어 산소건 둘레마다 모두 돌로 담을 쌓았는데

바람을 막기위해 쌓은 담일거다. 돌과 돌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니 센 바람에 무너질리도 없고..

돌담은 결국 바람의 세기를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라나??

 

차를 타고 지나다가 이쁜 곳이 있으면 내려 카메라에 담고 차에 오르면

두 녀석들은 엄마가 없는 사이에 시끄러운 랩을 열심히 듣다가..

"자~ 이제 엄마를 위한 음악으로 바꾸자." 하면서 피아노 음악을 들려주곤 했다.

 

차 뒤에서 두 녀석이 번갈아가며 "사랑비"를 부르는데 혼자 듣기 아까웠다.

 

 

우리가 묵었던 쇠소깍 주변에 용월 할아버지댁이 가깝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돌담은 물론 온 집안 구석구석에 용월이 가득했다.

따듯한 남쪽지방이라 겨울에도 다육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버틸 수 있을거다..

잎꽂이를 해 볼까하고 땅에 떨어져 있는 용월잎을 3개 주워왔다.

 

 

셀카봉으로 찍은 사진들 중에서..

결이가 망가진 사진을 선택했다. 내가 망가진 사진보다 그래도 봐줄만 하니까..ㅎㅎ

 

 

작은 산낙지가 한마리가 2만원.. 샘이가 좋아하기에 샀다.

옆에서 소주를 들이키고 있는 아저씨들 보며 두 녀석의 대화..

"형~ 대체 소주를 무슨 맛으로 먹어?"

 "나도 몰라. 그냥 마셔야 할 분위기면 억지로 먹어."ㅎㅎ

 

두 녀석과 즐거웠던 제주여행..

날 가장 행복하게 했던 건 며칠동안 삼시세끼를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었다.

집에오니 끼니때마다 또 뭘 해 먹어야하나 고민고민..

결이는 돌아와서 배치고사 성적을 받았는데 예상보다 살짝 뒤로..ㅜㅜ

배치고사 공부를 왜 하냐며 게을리하고 결과에 서운해 하길레 뭐라 한마디 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엄마.. 제가 공부를 완벽하게 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한가지예요.

고2쯤 되서 이 대학 저 대학에서 졸업도 안한 저를 서로 데려가려고 싸울까 봐서요.." ㅎㅎ

 

내일은 고등학교 입학식.. 생각이 많아지는지 독서실을 끊어달라기에

오늘 집에서 가까운곳에 가서 독서실을 잡아주고 오면서..

 앞으로 3년동안 고생문이 훤한 결이가 안스럽게 느껴졌다.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은 아니었지만 결아 힘내라..

3년동안 그런 긍정 마인드로 잘 버텨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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