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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가족 여행~

요즘은 내 나이를 가끔 까먹는다.

특히 연초가되면 몇번쯤 되짚어봐야 새겨지곤 한다.

내 나이가 이제 진짜 집안에 어른이 될 정도가 되었다.

지난번에 큰애가 전화로 여친을 집에 데리고 와도 되냐고 물었다.

난 ~ "아..아니.. 엄마 오늘 외할머니집에 가야 되잖아." 하고

순간적으로 당황을 해서 핑게를 대고 있었다.

정말이지 나는 나이에 비해 정신연령이 한참 덜된 아줌마인게 틀림없다.

아직 시어머니 될 준비가 1도 안되어 있다는..ㅜㅜ

서서히 마음에 준비를 해야 겠는데 실감이 안나고 있다.

그런 불편한 일들을 이제 내가 어른입장이 되어 감수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분명한건 난 내가 시집와서 겪어야 했던 상황을 잊지말고

내 아이들에겐 불편하지 않은 시댁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중이다.

 

설 전에 가족여행을 하기로 계획 했는데

큰 녀석은 여친이랑 데이트 있다고 빠졌고

둘째는 주말에 알바가 세군데나 잡혔다고 했다.

 일주일에 서너번씩 쏠로 알바가 있고 개인레슨도 잡히고..

결국 결이랑 남편이랑 셋이서 강원도엘 갔다.

앞으로 세놈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건 힘들지 않을까싶다.

위에 두 놈들은 이미 내 품을 떠났고 막내도 곧 그리 될 것이다.

당연히 부모품을 떠나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야 맞는데..

부모 입장에서 좀 서운하고 허전한 맘도 생기고 그렇다.

성인이 되어서도 본인들의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마마보이처럼 산다면 

그것도 큰 걱정일 것이다.

 

양양고속도로가 어찌나 잘 뚫려 있던지 두시간만에 강원도에 도착했다.

무수히 많은 터널들을 통과 했는데 그중에 11km정도의 터널을 지날때는

답답해서 빨리 빠져 나오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흔들바위까지 올라가자고 했더니 결이는 그냥 차안에 있겠다고 했다.

나도 저맘때쯤 앞으로 다가올 인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거 같다.

안스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마냥 밝고 긍정적으로 살았던 녀석인데 이렇게 다가올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녀석을 보니 이제 성인이 되는구나 싶다.

입시에서 벗어났으니 이제 하고싶은 공부를 찾아서 열정적으로 살으라고 했다.

그 녀석의 학원 생활은 내가 짐작하는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꺼 같다.

학원에서 나오면 미친듯이 단것과 기름진 것과 나트륨같은것이 땡긴다고 했었다.

하루종일 책상앞에서 앉아 있다가 쌓인 스트레스를 그렇게 해소하게 되니

막판에 몸무게가 10kg는 늘었던거 같다.

 

 

 

 

 

아빠랑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여행내내 둘이서 수다가 끊이질 않았다.

삼척 갈남항에 가서 놀다가 정동진에도 가고 속초에서 맛집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뒤 쫓아다니며 들으니 난 아빠의 잔소리로 들리는데 결이는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남편에게 항상 고마운 부분인데 아이들과 대화가 잘 통한다.

최근에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난 아이들에게 더러 욕심껏 행동했기에 아이들 키우며 트러블도 자주 생긴곤 했는데

그럴때마다 남편이 중간에서 중심을 잘 잡아 주었던거 같다.

우리집 세놈들은 속으로 담아두지 않고 자기 의견을 확실하게 표현하며 자랐기에

그것또한 고마운 일이란걸 그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고분고분한 아이가 나중에 부모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정말 소름이 끼쳤다.

드라마 보다가 결이한테~ "정말 저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했더니

강남에서 학원강사로 일한 선생님들이 실제로는 그보다 더한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나?

아이의 인생을 부모가 결정해 준다는건 가장 어리석은 짓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가 엄마에게 욕을 해도 성적만 올리면 다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이렇게 아이를 엄마의 작품으로 키우려고 하면 아이들은 나중에 부모에게

감사함을 모르는건 당연한 일일것이다.

나도 큰애를 욕심껏 키우려 했기에 서로 감정 싸움을 많이 했었는데

그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반성도 하게 되었고 큰애를 다시 키우게 된다면

잘 키울수 있을꺼란 생각을 하며 많은 부분 후회를 하게 되었다.

내게 큰 아이는 모든게 첫 경험이었고 그래서 실수를 많이 하며 키웠던거 같다.

그 녀석이 군대에 있을때 이런 부분을 편지로 써서 엄마가 많이 미안했다고 했더니

편지를 받고 펑펑 울었다고 했던 일이 생각난다.

 

2월 초순에 강원도는 나무눈들이 뜨고 있었는데 수도권에도 곧 봄이 올꺼 같다.

올해는 주말마다 시골집에 가서 농사나 지어볼까 생각하고 남편과 언니에게

말했더니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제대로 실천도 못할거면서 가볍게 생각하고 말한다는 거였다.

이 역시 철없는 아줌마의 생각인걸까?

집에 아들 여친이 놀러온다면 언제든 맞이할 마음의 준비나 해 보기로..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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