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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 이야기

막내와의 여행~

지난주 우리집 막내랑 제주여행을 갔었다.

군대 가기전 이 녀석과 속깊은 대화를 하고 싶었고 잠시라도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기도 했다.

요즘은 이렇게 셀프체크인을 하는데 작년 겨울 북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각 나라마다 이렇게 셀프체크로

하고 다녔다며 익숙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공항은 갈때마다 늘 기분좋은 장소인거 같다.

여행에 대한 설레임 때문이기도 하겠고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

 

평일에 갔는데도 김포공항은 제주여행객이 왜이리 많은건지.. 정말 놀랐다.

한달살기 하는 사람들도 많고 골프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고 제주로 몰릴수밖에 없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즐기는 녀석을 참 오랫만에 보는거 같다.

최대한 편하게 지내기 위해 아무 계획없이 돌아다닌 여행이었다.

당분간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는걸보니 그간 치열하게 살았던가 보다.

 

제주 바다를 내다 볼수있는 카페를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사진 포즈를 요구하지 않고 그냥 내멋대로 찍었는데 그래서 더 자연스런 사진인거 같다.

제주는 30~ 60키로정도로 다녀야 하기 때문에 초보운전인 결이가 운전연습 하기에 아주 적합했다.

운전을 하면서 얼마나 흥분을 하던지.ㅎ 요즘은 도로주행을 하며 면허를 따기 때문에

운전을 곧잘 해서 특별히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이쁜척하며 찍은 이 사진은 가방과 모자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짜투리 실을 멋대로 이어붙여서 짰는데 요즘 외출할때마다 애용하고 있는 것들~

나만의 명품을 몇개 만들어 수시로 바꾸어 메고 다닌다.ㅋ

 

바람의 방향대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청보리밭 모습이 정말 예뻤다.

 

잔잔한 바다도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고..

 

요즘 한라산에 오르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평일인데도 9시 예약은 인원이 차서 오전 5시 30분 예약을 해야 했다.

성판악 주차장은 또 얼마나 협소하던지 숙소에서 5시 30분 출발해서 도착했는데도

만차라고 했다. 할수없이 10분 정도 돌아 내려와서 어느 주차장에 차를 대고 택시를 이용해

다시 올라가야 했다. 만차가 되면 아랫쪽에서 표시판이라도 만들어 놓으면 편리할텐데..

모든 차들이 성판악까지 가서 다시 돌려 내려오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 하루이틀이 아닐텐데 왜 반복되고 있는건지..

한라산 탐방로와 택시회사와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4월초의 한라산은 생각보다 너무 춥다.

바람막이를 준비하지 않는 우리는 덜덜떨며 올라가야 했는데

진달래대피소를 지나서부터는 손이 꽁꽁어는 경험을 해야 했다.

바람이 날아갈 정도로 불었는데 혹시 이 시기에 한라산 가실분들은 꼭 완벽한 준비를

하시라고 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너무 추워서 사진찍을 엄두를 못내고 올라갔고 정상에서야 인증샷을 남길 수 있었다.

 

여기서 사진을 남기기 위해 한참 줄을 서야 한다.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사진은 한장만 찍으라고 수시로 방송을 하고 있었다.

줄이 길어서 사진을 더 찍으면 기다리고 있는 뒷사람들에게 완전 민폐다.

 

우리 결이가 초등 3학년때 한라산에 올랐었는데 그때 얼마나 징징거렸던지..ㅋ

가벼운 단화를 신고 올랐으니 발이 아파 더 힘들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나중엔 엉엉 울면서 짜증을 있는대로 내고 있으니 고등학생이던 큰애가 지켜보다가 ~

"시꺄~~ 너 10년 살고 여기서 죽고싶어? 아무리 징징거려도 도와줄 사람 없어!!"

하면서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호통을 쳤다.

난 큰 녀석의 인정머리 없는 말투가 지금까지도 생각이 나는데 결이는 기억에 없다고 했다.

동생이 걱정되어 하는 말인데 그 녀석은 지금도 표현이 늘 그렇게 직설적이다.

형을 어려워 했던 결이는 그 이후로 끝까지 잘 참고 내려갔던거 같다.

그렇게 징징거리던 어린아이가 이렇게 성인이 되어 다시 한라산에 올랐으니

이후 세월이 또 한참 흘렀다는거다.

 

거의 날아갈듯한 바람을 이겨내고 올라가니 이렇게 선명한 백록담이 우릴 반기고 있었다.

고생끝에 볼수있는 풍경이라 더 감동으로 다가왔던거 같다.

 

올라갈때는 계속 오르막이고 계단이기 때문에 헉헉거리고 올랐으니 내려갈때는 좀 쉽겠지

생각했는데 내려갈때도 시간은 똑같이 걸렸다. 다리가 풀려서 속도를 낼수가 없었다.

특히 오를때보다 내려올때 다리에 힘이 빠져 자주 쉬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 시킬수가 없었던거다.

7시간 30분이 걸렸는데 사실 내 체력은 12년전에 올랐을때보다 훨씬 건강해져 있었다.

그간 여러 둘레길을 열심히 걸은 덕분일거다.

 

요즘 우리 막내가 헬스를 하며 몸만들기를 하고 있는데 제주에서는 음식조절을 하고싶지 않다며

가는곳마다 이런것들을 푸짐하게 주문했다.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내며 즐기고 있었고

그런 녀석을 지켜보는 나도 즐거웠다.

 

"결아, 엄마 작품 카페에 올릴거니까 잘 찍어봐." 했더니 찍어준 사진이다.ㅋ

여행가기전 가방에 맞게 모자를 짰다. 여기는 월정리해변 어느 찻집이다.

내가 만드는 작품들은 가족들과 친구들이 보는 카페에 모두 올리고 있어서

이렇게 늘 사진을 찍어둔다.

 

여기는 해녀들이 물질하고 나와서 목욕하던 곳이라고 써 있었는데

이렇게 돌로 둥글게 만들어져 있고 중간에 샘(우물)이 만들어져 있다.

아늑하고 따듯한 공간이고 아주 제주스런 풍경이었다.

 

요즘은 짐을 부치면 내 캐리어가 잘 들어가고 있는지 화면으로 확인하게 한다.

갈수록 편리해지는 세상이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건 우리 막내와 한라산을 올랐던 일이었다.

많은 대화를 하며 이 녀석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던거 같다.

 

여행에서 돌아와 이번주부터 오전에 아빠와 운전연수를 하고 있고

오후에는 아빠 학원일을 돕겠다며 나가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휴학후 이런 일들이 다 새로운 경험들이라 신나있고

남편도 막내와 시간을 보내는게 즐거운 눈치다.

다음달이면 우리는 또 막내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한다.

큰애 둘째와는 좀 다른것이 복무기간도 짧아지고 휴대폰을 사용할수 있어서

큰 걱정은 안되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 매여살아야 하니 여전히 안스러울거 같다.

하지만 결이의 군생활은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가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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