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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 이야기

홀가분한(?) 오늘~

지난주 토욜 큰애 결혼식이 끝났다.
오늘 월요일 기분은 뭐랄까? 마음이 공허해서

'뭐라도 먹을까?' 하며 계속 간식을 찾고 있다는..ㅎ

 

어쩌다보니 내가 혼주가 되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큰애의 모든일들은 나에게 첫 경험이라 늘 허둥지둥이다.

아침내내 침착하고 차분하게 행동하자 다짐을 했건만

오는 사람들을 한박자씩 늦게 알아보는 당황스런 경험을 했다.

물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와서 인사를 하는 바람에 그렇기도 했지만

오랫만에 보는 지인들이 왜 그날따라 나이들어 보이는건지..ㅜㅜ

지금의 내 모습도 그렇겠구나 생각했다.

 

인사를 하면서 내가 생소한 표정이면 남편이 누구라고 알려주고 

남편도 간혹 못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알려주고..

우린 그렇게 서로 의지하면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남편의 손님들은 못알아보는게 당연하지만 어찌 내 손님들까지 

멍때리고 바라보게 되던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고 웃음만 나온다.


큰애가 며느리랑 결혼식을 얼마나 신경을 썼던지

사람들이 가면서 모두 한마디씩 했다.

간만에 제대로 된 결혼식을 보고 간다고 

한편의 공연을 보고 가는 기분이라고..

두 녀석이 행복하게 즐기면서 결혼하는걸 보니

기쁘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한 묘한 감정이 들었다.

 

둘째와 셋째가 합작으로 축가를 불렀는데 독일에 있는 둘째는

영상으로 미리 준비를 해서 대형 스크린으로 등장을 했다.

형 결혼식을 너무 보고싶어 했는데

그 녀석이 없어서 내가 마음이 더 울적했는지도 모르겠다.

세놈들 어릴때 난 10년동안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쳤다.

각종 전국대회를 데리고 다니며 얼마나 열정적으로 살았던지..

그런데 이번에 결혼식 준비를 철저하게 한 큰 녀석을 보니

은연중에 예전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라 학습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유치원 교사인 며느리의 아기자기한 성격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남편이 집에서 축사 연습을 할때 울컥 하면서

'식장에서도 이러면 어쩌지?' 하며 걱정을 하더니

다행히 식장에서는 읽는내내 감정정리를 잘 하고 있었다.

큰애 친구들이 어찌나 많이 왔던지

한장의 사진에 담기 힘들 정도여서 사진기사가 애를 먹고 있었다.

이렇게 대인관계가 넘치는 우리집 세놈들 볼때마다 

'엄마를 안 닮아서 정말 다행이다.' 한다.


큰애는 신혼여행을 떠났고

둘째는 멀리 가 있고

셋째는 오늘 다시 부대로 복귀를 했다.

쓸쓸해 보이는 엄마가 신경쓰이는지 안보일때까지 손을 흔들며~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난 오늘 집에서 쉬기로 했다. 

마음정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컴앞에 앉았는데..

아이들을 내품에서 내 보내려면 더 기다려야 하나 싶다.

이제 남편과 둘이 사는 생활에 익숙해져야 할테고

그런 생활에 익숙해지면 아이들이 온다고 할때

귀찮은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두달전부터 피부과에 다니며 열심히 관리했는데

첫애 결혼이니 그나마 젊은 엄마였고

둘째 셋째 결혼식때 내 모습은 또 한참 나이든 모습으로 변해있을 것이다.

6월엔 마늘 때문에 시골친정집에 자주 가게 될꺼 같다.

3월에 멈춘 남파랑길도 다시 걸어보기로..

 

(동영상에서 캡처했다. 앞에 셋째가 서 있고 스크린에 둘째~)

 

이담에 둘째 셋째의 결혼식은 가족들만 모여서

작은 결혼식을 하고싶은 바램인데

결혼은 양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수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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