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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 이야기

드디어 봄이 오려나?

오늘 패딩 조끼를 입고 나갔는데 등에서 땀이 났다.

겨울 패딩에서 갑자기 반팔을 입어야 할거 같은 그런 날씨였다.

요즘 너무 한가한데 블로그에 글 올리기는 귀찮다.

한살한살 먹어갈수록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랄까? 딱히 몸무게가 늘진 않는데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빨라지고 편하게 쉬는 시간이 좋다.

전에는 그날 할일은 컴앞에 적어놓고 바쁘게 처리하느라 많이 움직이고 잠자는 시간도 줄였었다.

아이들이 모두 집에서 떠나고 내 삶에 활력이 없어진걸까?

오늘 막내 방에 들어갔더니 책상위에 달력이 2월에 멈춰 있었다.

그녀석이 지난달 교환학생을 갔는데 그로부터 벌써 한달정도가 지나간거다.

생각없이 살다보니 한달이 지나버렸고 오늘 빈 방 청소를 하면서 

원래의 의욕적이었던 내 삶으로 돌아가기로 맘먹었다.

 

(나의 셋째 사랑하는 우리 막내)

 

작은형을 만나서 한동안 주변 나라들 여행을 하더니 개강전에 드레스덴으로 갔다. 

형이 있는 쾰른에서 드레스덴까지는 KTX같은 고속열차로 7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두 녀석이 원래 우애가 좋긴 했지만 멀리 타국에서 의지가 되는지 

서로 챙기는 모습을 보니 너무 고마웠고 둘째가 독일에 있어서 내가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기숙사를 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틈틈히 영상통화도 하고

매일 다른 메뉴로 반찬을 만들어서 먹는 사진을 올리고..

그렇게 그 녀석이 자주 생존신고를 하는데 마음 한 구석이 늘 비어있는 느낌이랄까?

아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아주 잘 살고 있는데 왜그럴까 생각해보니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거 같아 이제 원래의 나로 돌아가 정신 차리기로..^^

 

(하영이에게 꽃바구니를 보냈더니 감사인사와 함께 이런 사진을 보내왔다.)

 

하영이가 2월에 퇴직을 하고 바로 아이를 갖게 되었다.

큰애가 설 연휴에 배란기라서 집중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고 ㅋ

"엄마 저는 요즘 왜 이렇게 아빠가 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하며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더니 피임을 안한이후 한방에 아기가 생겼다고 태명을 한방이로 한다더니

설 즈음이 배란기였고 그때 들어서서  '설' 이로 정했다고 했다.

우리세대는 이런 대화들이 좀 어색한데 요즘 아이들은 감정 표현에 있어 꺼리낌이 없다.

요즘 입덧이 심해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일은 없고

각종 영양제를 챙겨서 보내며 큰애 키울때 썼던 육아일기를 창고에서 꺼내어 보내 주었다.

30여년 만에 꺼내서 읽어보다가 너무 자세히 기록해 놓은 책을 보며 놀라웠고

이 책을 하영이에게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다.

 

(큰애 이름 풀이를 보니 '인생이 순풍에 돛단듯이 순하게 성공적으로 흘러간다..'고.적혀있다.)

 

하영이가 이 일기를 읽어보고

'오빠가 이렇게 사랑받고 컸구나.' 라고 느꼈다고 했다.

입덧을 하면서 엄마 되는게 쉽지 않은걸 느꼈다며 어찌 셋을 낳고 키우신건지

존경스럽다는 말을 했다.

입덧은 시간이 해결을 해준다며 잘 버텨보라고 했지만 미리 겪어본 입장에서

냄새때문에 냉장고 문도 못열고 있다는 하영이가 참 안스럽게 느껴졌다.

첫애를 낳을때는 모든게 두렵고 무서웠던 생각이 난다.

큰애때 분만실에 들어가는데 아기를 품고 낳는일은 누가 도와줄수 있는 일이 아니라

오직 내 몫이란걸.. 아무리 남편이 옆에서 안타까워해도 결국 그 힘든일은

나 혼자 겪어내야 할 몫이란걸 분만실에 누워서 아픔을 참으며 깨달았었다.

하늘이 노래져야 아기가 나온다던 엄마의 말을 생각하며 끝까지 참아냈고

그러면서 나는 강한 엄마가 되었고 아이들 키우며 비로소 어른이 되었던거 같다.

그런 말을 하영이 한테 해주며 이제부터 너도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했더니

잘 이겨내 보겠다며 어머님이 옆에서 항상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런 대화를 할때 항상 긍정적으로 수긍해 주고 감사의 말을 하는 하영이가

너무 고맙고 큰 녀석이 정말 장가를 잘 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큰 녀석이 너무 딸을 낳고 싶어 하는데~

내가 설에 시골집에 갔다 돌아와서 낮잠을 자며 너무나 생생한 꿈을 꾸었다.

친정 아버지께서 아파트로 큰 황소를 택배로 보내신거였다. 얼마나 당황스럽던지..ㅜㅜ

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아파트로 황소를 보내시면 어쩌냐고 하면서 

그 황소가 안스러워 쓰다듬으며 잠에서 깨었다.

남편한테 꿈 얘기를 하면서 태몽인건 생각도 못하고 로또를 사러 나가자고 했다.ㅋ

그 이후 하영이 임신 소식을 들었고 검색해보니 재물이 생기거나 아들꿈이라고 나와 있었다.

너무 딸을 갖고 싶어하는 녀석들이라 실망할까봐 끝까지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하영이 어머니가 뱀꿈을 꾸셨다며 딸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도 사실 이런꿈을 꾸었다고 얘기를 했더니 열심히 검색을 했던가보다.

황소에 뿔이 있었냐고 묻기에 뿔은 없었다고 했더니 그러면 딸이 확실하다나?ㅎㅎ

딸이든 아들이든 건강하게 태어나길 기도하라고 말해 주었다.

이렇게 나는 머지않아 이제 '할머니' 가 된다는 사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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