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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눈 오던 날~

 

 

 

어제 펑펑 눈이내리던 시간 중2인 우리 막내는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이런 눈사람을 만들었다며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었다. 모두들 너무나 자랑스런 표정들이다.

요즘 애들은 학교수업 끝나면 바로 학원을 가야하고 눈사람같은거 만들여유가 없다.

이건 6교시 동아리시간에 만들었다고 했다.

결이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인데 이름을 일일이 엄마에게 알려주려 애쓴다.

근데 내 머리에 저장공간이 한계가 왔는지 영 기억이 되질 않는다..ㅜㅜ

아무리 알려줘도 이름과 얼굴이 매치가 않되고 그저 이 녀석들이 귀엽고 이쁘다는것만 안다.ㅋ

공부도 열심히 노는것도 열심히.. 뭐든 열심히 하는 녀석들이다.

눈사람을 처음 만들어 봤다는 결이와 친구들..

새로운 경험에 한껏 들뜬 표정들이다.

 

결이가 저녁을 먹으며 엄마의 기억력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엄마는 큰형에 대한 기억력은 100%이고 작은형에 대한 기억력은 50%?

그리고 저에대한 것은 5%도 안돼죠?" ㅋㅋ

정말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큰 녀석에 대한 일이라면 지금까지도 초중고 주변 친구들을 다

기억하고 있다. 둘째는 같이 임원활동했던 친구들이나 동요활동을 했던 친구들 정도를

기억하고 있고 결이친구들은 아무리 알려줘도 다음에 또 이름을 물어보곤한다..

관심의 정도인지 아니면 정말로 내 머리속 저장공간에 한계가 왔는지..

 건망증이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

지난번엔 결이 학교에 갔는데 갑자기 몇반인지 생각이 안나서 한참을 고민했다는..ㅜㅜ

 

 

결이가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눈사람을 만들고 있던 그 시간에

나는 베란다에서 눈오는걸 바라보며 이 연산홍을 바라보고 있었다.

밖에 눈이 하얗게 내리고 있는데 열심히 피어나고 있는 이 아이..

몇개월후 다시 피어나야 할텐데.. 남향이라 그런지 봄인줄 착각하고 열심히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출근하던 학원을 나가지 않으니 생각이 많아진다.

우울증이라고 해야하나? 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날 심란하게 한다.

뜨게질을 잡고 지내다가 밖에 나가 한두시간씩 걷기도 하고..

일부러 친구들이랑 만나 늦게까지 수다떨고.. 나가서 충동구매를 하기도 하고..

눈이 펑펑 내리는데 신기하게도 이 나이에 가슴이 설레이기까지..ㅎㅎ

학원 차량 돌때는 눈이오면 길이 미끄럽고 구질구질해서 싫었는데

이제 운전하다 신호등에 걸리면 폰으로 사진찍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둘째가 한예종으로 맘을 정하고 정시를 보지 않기로 하여

여유가 생기니 요즘 자꾸 날 돌아보게 된다..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다보니  내 인생이 뭔가 싶어 서글퍼지네.

전에는 하루종일 움직여도 쌩쌩하던 내 몸이 이젠 집에서 쉬는데도 힘들다..

요즘 이런 내 상황이.. 자주 슬퍼져서 우울해진다.

 

 

 

여름하늘님이 우엉차가 좋다기에 채썰어 말리고 초석잠도 사다가 말렸다.

신랑에게 여태껏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짓(?)을 해 본다며 깔깔 웃었다.ㅎ

주부라고 하기엔 참 허접인 나..

여태껏 친정엄마가 내 살림의 절반을 해 주셨다고 해야 맞을꺼다.

이제 친정 엄마도 나이들어 가시고 이제부터 주부의 역활을 제대로 해야겠다 싶어서

지난주에 엄마가 오셨길레 된장담는법좀 알려 달라했더니..

콩 삶는것부터 찧어서 메주를 만들고 소금물을 만드는데 계란이 오백원 동전 크기로

떠 오를때까지 농도를 맞추고 메주를 몇달동안 매달아 말리고... 휴~

"엄마..됐어.  그냥 된장 사다 먹을껴.." 했다.ㅋㅋ

이 철없이 나이먹은 아줌마를 어찌하면 좋을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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