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아이들 이야기

힘들었던 몇주..

시간이 유수와 같다는 말.. 요즘 실감이 되는것 같다..

주말을 지내고 월요일을 맞이했는데 금방 또 금요일...

퀼트로 벽걸이를 만들려고 재료를 사다놓고 몇 주 동안 만지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하루하루가 간다. 어영부영 하다보니 여름이 찾아와서 결이는 하복으로 갈아 입었고..

그동안 결이 녀석이 아파서 온 신경이 그 녀석에게로 가 있었다.

평소엔 에너지가 넘치는 녀석인데다 어디가 아파서 누워본적이 없는 녀석이라..

지켜보는 엄마아빠는 더 속이 탔다.

처음엔 감기인줄.. 나중엔 근육통? 몇일 지나니 볼거리..

링겔을 맞으며 격리되어 중간고사를 보고나니..

이어지는 관절염.. 볼거리 후유증이 그렇게나 무서운 일일 줄이야.

팔목 발목 허리.. 등으로 계속 돌아다니며 아팠는데 옷도 못입고 가방도 메지 못하고

몸을 살짝만 닿아도 아파해서 만지지도 못하고..ㅜㅜ

거의 3주를 그렇게 심하게 앓고 나니 몸무게가 5kg 빠져 있었다.

 

아픈게 좀 나아지자 거울을 보던 결이~

"아악!! 엄마 피!!"

"헉!! 왜?" 깜짝 놀라 돌아보니~

"턱 선이 너무 날카로워져서 손을 베었어요.." ㅎㅎ

장난치는 모습을 보며 이제 에너지 넘치는 본래의 결이로 돌아왔구나.. 짜슥!!

아플땐 거의 죽는시늉을 하더니 몸무게가 5kg 빠져서 은근 즐거운 눈치다.

아이들 키우며 가장 힘들때는 역시 아플때인거 같다.

 

결이가 낫고나니 이번엔 친정엄마 차례..

중이염 수술을 했는데 낫질않아 재수술을 다섯시간동안이나 해야 했다.

간이의자에서 쪽잠을 자며 아픈 엄마를 지켜보자니 2십여년 후 내 모습인거 같아

착찹하고 안스럽고..

 

 

 

부모님께 가서 케잌을 자르고.. 우리집 녀석들이 준비한 케잌을 자르고..

신랑 제자들이 와서 케잌을 자르고.. 그렇게 세번의 케잌을 자르고 나니

5월이 중순을 훌쩍 넘어섰다.

어버이날.. 큰 녀석은 알바비의 5분의 1을 봉투에 넣었다며

긴 편지와 함께 주었다. 두 동생들은 쓰지도 않은 편지를..ㅎㅎ

성악을 하는 둘째는 무반주로 어머님은혜 노래를 즉석에서 불러주고..

막내는 관절염으로 아픈 팔목으로 케잌과 꽃바구니를 들고 들어왔다.

사춘기때 많이 싸우며 키운 녀석들이 이제 다 컸다는 생각이 든다.

큰 녀석이 고1때 야자 끝나고 어버이날 그냥 들어왔길레 너무 화도나고 속상해서

밤 11시에 카네이션을 사 오라고 내 보냈던 일이 떠올라 푸훗!! 하고 웃었다..

 요즘은 녀석들 어릴때 귀엽던 모습이 자꾸 생각나는게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6월은 행복한 일들만 잔뜩 기다리고 있었으면...

 

'내 아이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산한 가을~  (0) 2014.10.17
찌는듯한 여름..  (0) 2014.08.03
그 곳에선 꼭 행복하기를..  (0) 2014.04.30
큰 아이가 벌써 제대를 앞두고 있다.  (0) 2014.02.14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0) 201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