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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 이야기

찌는듯한 여름..

 

 

(엄마가 폰을 들이대면 엄마의 취미 생활을 위해 기꺼이 기분좋게 포즈를 취해주는 두녀석들!! )

 

 

어제는 푹푹 찌는 더위를 참다못해 세 녀석들 데리고 사우나파크에 갔었다.

몇년만에 간다고 호들갑을 떠는 녀석들.. 생각해보니 큰애가 중학교때 갔던거 같다,

하루종일 알수없는 스트레스때문에 우울했는데 싸우나파크에 가서 시원한 옥상 바람을 쐐니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 버렸다.

 

어제 중학생인 막내를 보면서 느낀게.. 참 멋진 어른으로 자랄꺼 같다는 생각..

겉모습이 멋진게 아니라 몸에 밴 배려..매너...

밥을 먹는데 생선이 두 조각이 나와 있었다.

둘째는 생각없이 한 조각을 자기 밥위에 올려놓고 열심히 뜯어 먹고 있었고

결이는 갖다 먹질 못하고 있었다. 왜 먹지 않냐고 했더니~

"엄마아빠도 드셔야 하잖아요." 했다..

그때 난감해 하던 샘이의 표정...ㅎㅎ

얼른 둘러 대기를 ~ "난 네 조각이 있는줄 알았네.."ㅋㅋ

밥을 먹고 물을 가지러 가서도..

"아빠엄마 물 드릴까요? 형 물 줄까?" 라고 묻고 맨 마지막에 자기 물을 가져다 먹었다..

 

큰 녀석이 알바를 끝내고 11시 다 되어 사우나로 와서 수다를 떨었다..

알바하면서 정직원들과의 힘들었던 얘기를 했다.

'사회가 이런곳이구나.'를 절실하게 느끼며 살고 있다고..

그래서 내가 마음을 넓게 쓰라고 하면서 일일이 신경쓰고 살다보면 더 힘들어진다며

잔소리를 했더니 엄마의 말을 서운하게 받아들였다.

"엄마는 또 모두 내 잘못이라는거죠?"

사실 상진이에게 늘 잔소리가 나오긴한다, 상진이가 자기 위주로 생각을 하는거 같고

때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사는거 같아서 가끔 신경이 쓰였던터다.

제3자 입장에서 엄마로서 해 줄수 있는 얘기를 한건데 기분나쁘게 받아들이니..

그런 얘기는 누가 해줄수 있는 얘기가 아니고 엄마니까 걱정되는 마음에 그녀석이 기분나쁠꺼 알면서도

다른쪽으로 생각해보라고 말해준건데 엄마는 항상 자기가 다 잘못하고 있다는 투로 얘기한다는거다.

결국은 그 녀석을 염려하는 마음에 잔소리를 하다가 감정이 상하곤 한다.

사실 상진이는 고지식할 정도로 반듯하게 행동한다.

하지만 상진이가 받는 마음에 상처가 안스러워 매번 잔소리가 나온다.

그 녀석도 속으론 엄마의 의도를 알고 있겠지만 기분나쁜 표현을 한다.

상진이랑 나는 이렇게 성격이 같아서 늘 평행선이다..

맘 속으론 다 이해하고 걱정하면서 겉으론 서로 싫은 소리를 하는...

 

일하는곳에서 직원들끼리 무전기로 소통을 하는데 상진이 무전기가 고장이 나서

연락을 받지 못해 화가 난 팀장한테 서운한 잔소리를 들었던거 같다.

어떻게 혼내든 다 참을 수 있는데 "너 같은 알바생 잘라버리면 그만이야." 했다고

아무리 기분나빠도 그렇게 극단적인 말을 하는 팀장이 싫다고..

그런데 그렇게 기분이 상했으면서도 그만 둘 생각이 없다고 했다.

얼마나 힘든지 끝까지 가보겠다고 했다.

저녁에 파김치가 되어 돌아와 너무 힘들다고 할때는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안되기도 한다.

엄마가 용돈을 줄테니(해외여행갈 비용을 벌고 있음) 좀 쉽게 하라고 해도

방학동안 벌어야 한다며 고집스럽게 하고 있다..

엄마아빠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힘으로 비용을 마련하고 싶은건 알겠는데

 융통성 있게 해도 되련만 무슨 소신인지 원..

상진아빠는 그게 사회생활이라며 그런 일들을 겪으며 하나하나 배워나가는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데.. 난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걱정이 되어 잔소리를 하다가

결국엔 늘 그 녀석과 감정싸움을 하게 된다.ㅜㅜ

 

집에 돌아오는데 사우나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철문을 열고 나가고..

내가 마지막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앞서 나가던 결이가 얼른 문을 잡고 서서 엄마가 나가길 기다렸다..

몸에 밴 매너를 어제 여러번 접하면서 정말 한결이는 멋진 어른으로 자랄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수학학원에서 상담을 하는데 원장님과 대화중에~

결이가 생각하는 말이나 행동을 직설적으로 할꺼 같다고 원장님이 말하자

"저는 반대예요. 친구가 상처받을까봐 하고싶은 말을 못하고 속으로만 생각해요.." 했다.ㅎㅎ

원장님은 겉으로 보이는 결이의 몇가지 행동으로 판단을 했던거 같다.

성격이 활달하고 바른 말은 서슴치않고 하는 성격이라서 그렇게 보았던 것..

상진이나 한샘이는 엄마 기분 따위는 신경도 안쓰고 하고싶은말을 다 뱉어 버린다,

하지만 결이는 그렇지 않다. 늘 엄마 마음을 헤아리고 때론 토닥여준다.

 

세 녀석들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건...

주는만큼 되돌아온다는거다.

상진이에겐 늘 내 욕심대로 요구하고 강요하고 혼내며 키웠더니

내가 했던 행동을 보고자란 탓인지 은연중에 몸에 배어 그대로 내게 되돌아오는거 같다.

한결이는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예뻐하는일만 하며 키웠더니..

마음이 한없이 너그럽고 항상 다른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

 

그래서 요즘 상진이가 더 마음이 쓰인다..

쉽게 고쳐질 행동이 아니라서 ...

내가 만들어 놓은 작품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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