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아이들 이야기

나의 엔돌핀.. 결이~

 

 

 

 

 

한결이가 학원 가방에서 꺼내는 이 필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몇년전 내가 만들어 준 필통인데 그동안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는건 알았지만 이렇게

헤지도록 사용할줄이야..ㅎㅎ

중간에 펜 잉크가 새어나와 몇번 빨아 준 기억은 있는데...

천이 찢어지고 속에서 솜이 삐져 나오는데 지퍼는 아직도 너무 튼튼하다.

이 필통을 보며 왠지 울컥 감동이 밀려왔다..

 

사진을 찾아보니(오른쪽 아래) 2011년 4월 22일 만든거였다.

너무 잘 만들었다고 엄마손은 요술손이라고 극찬을 하며 좋아했던 녀석..

필통을 보는 친구들마다.. 선생님들마다 칭찬을 한다며 무척 자랑스러워 했었다.

결이가 마르고 닳도록 사용해준 이 필통은 정말 잊지 못할꺼 같다.

 

엄마가 다시 만들어 줄테니 그만 사용하라며 가지고 나왔더니

그래도 이 필통이 정들었고 편하고 좋다며 그냥 사용하겠다고 했다.

 다시 만들어 주더라도 이 필통은 한동안 버리지 못할꺼 같다.

 

엊그제 일도 자랑질 해야겠다.ㅋ

학교에서 돌아온 결이가 선행상을 꺼내 놓았다..

선행상은 반친구들이 투표로 세명이 결정되어지고 그 뽑힌 아이들을

 선생님들이 또 심사를 해서 최종 결정되어지는 상이다.

처음 받아왔으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놀랍게도 중학교 3년내내 효행 모범 선행을 받아왔다.

애들아빠한테 전화를 해서 우리는 선행과는 거리가 멀게 살고 있는데

결이는 우리를 닮은거 같지 않다고 했더니..

"무슨 소리야. 엄마는 아니지만 난 늘 선행을 실천하고 사는 사람이야.

당연히 결이는 아빠를 닮은거지.." 했다.ㅋㅋ

 

작년이였나? 학교에서 돌아온 결이가 계속 기분이 찜찜하다는 거였다.

이유는.. 둥근 육교를 건너오고 있는데 할머니가

리어카를 힘들게 끌고 올라가시더란다.

밀어드릴까 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있어서 그냥 쌩 지나쳐 왔는데

집에와서 그 일이 너무 신경이 쓰인다며

"귀찮아도 그걸 밀어드리고 왔어야 했는데.." 했다.

이 녀석이 '착한아이컴플렉스' 가 있나? 싶어 웃고 넘겼었다.

그 일을 생각하며.. '그래.. 착한 우리 결이는 선행상을 마땅히 받아야해..' 했다.

 

난 중학교때 참 말을 안듣는 딸이었다.

큰 녀석이 사춘기를 심하게 겪어서 그 녀석을 보며 내 중학교때 모습을 들여다 보곤 했다.

 자식을 키우며 그렇게 철이 들었고 친정엄마께 죄송한 마음을 갖게 되었었다.

내가 엄마한테지은 죄를 고스란히 자식에게 물려 받는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든 다음 깨닫게 된다는건 참 안타깝지만

상진이도 나중에 자식을 낳고 그 아이의 사춘기를 지켜 보면서

엄마를 생각하게 되겠지..

그런데 결이는 다르다. 신랑 말대로 아빠를 닮은건지 모르지만..

사춘기 감정을 다스릴줄 아는거 같다.

 

신랑이랑 통화하며 또 이런말을 했다.

 

"아들을 셋이나 낳으니 이런놈도 있네."

 

 

 

 

 

 

 

 

 

 

 

 

 

    '내 아이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이의 생일..  (0) 2014.12.29
    한 해를 보내며..  (0) 2014.12.09
    스산한 가을~  (0) 2014.10.17
    찌는듯한 여름..  (0) 2014.08.03
    힘들었던 몇주..  (0) 2014.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