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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 이야기

결이의 생일..

 

엊그제는 우리 막내의 만 15세 생일이었다.

그 녀석 생일은 온 가족이 기억을 안할수가 없다.

12월이 되면서 잊을만하면 한번씩 상기시켜주기 때문..

하루전날도 "엄마~ 내일이 무슨날인지 알죠?"

생일날이 마침 토요일이라 학원가기 싫다며 꾀를 부리더니

"내 생일은 공휴일로 지정해야 마땅해." 하면서 억지를 부렸다.

학원을 하루 쉬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하루 빠지만 다음엔 공부할 분량이 두배로

늘어나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갔다와서 실컷 놀으라고 했더니 마지못해 학원을 갔다.

학원에서 돌아와서도 계속 공휴일 타령을 하며..

"엄마. 집에 돌아오면서 제 생일을 공휴일로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봤는데요.

남북통일 시켜도 공휴일은 안될꺼 같고.. 아무래도 제가 종교를 하나 만들어야 할꺼 같아요..

한결 탄신일.. 멋지죠? 와!! 생각만해도 근사하다..ㅋㅋ"

 

 

남편은 결이 생일날 학원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전날 미리  결이 데리고 나가

먹고 싶다는 보쌈을 원없이 먹게 해 주었다.

작년엔 피자집에 친구들 불러 한턱을 쏘고 같이 놀다 들어오더니 

올해는 작은형을 꼬셔서 볼링장에 가서 세시간을 놀고 들어왔다..

둘째 낳고 다시 셋째를 가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내 인생에 딸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

분만실에서 펑펑 울고 있는데 옆에 있던 분이 아들낳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고 했다.ㅋ

그리고 몇년후 딸이 낳고 싶어 다시 셋째를 가졌는데

병원에서 36살에 늦은 임신을 했으니 양수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런데 검사결과를 보러간날 여의사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또 아들이라고 알려 주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그러했을라나? ㅎㅎ

병원 구석 어딘가에 가서 실컷 울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또 아들이래.." 했더니 전화기 속에서 느껴지던 그 실망하던 모습..ㅜㅜ

 

큰 녀석은 알바비가 통장에 쌓여 있다며 거드름을 피우더니..

"이번엔 형이 거금을 투척해 주지.." 하며 5만원을 주었다.

그 짠돌이 녀석에게서 5만원이 나왔다는건 획기적인 일이다.

샘이는 케잌을 사 온다기에 젤 작은거로 사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세 녀석들이 케잌을 잘 먹지않아 항상 남는 케잌이 처치 곤란하기 때문..

난 생일날 아침 일어나자 마자 결이에게

"생일 축하해. 엄마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하며 뽀뽀를 해 주었더니

"눼~" 하며 씨익 웃었다. 난 이렇게 기분좋은 말로 선물을 때웠다.ㅋ

난 평상시에 늘 이 녀석들에게 선물을 하며 살고 있으니

 특별히 생일이라고 선물을 하지 않는다.

 

셋째도 아들이란걸 알았을때 우리는 낳을까 말까 잠시 고민한적이 있었는데...

덩치는 산만한 녀석이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오면 요즘도 달려나가 안아주고 있으니..ㅎㅎ

남편은 "우리 결이 안낳았으면 지금쯤 무슨 재미로 살까?" 한다..

그렇게 아들 셋을 낳으며 키우고 싶은 성별은 사람 마음대로 안된다는걸 알게 되었고

 철없던 나는 세놈들 키우며 서서히 제대로 엄마가 되어갔다.

 

 

블로그 처음 시작할때 결이가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벌써 3년이 흘렀나보다.

젖살이 통통했던 녀석이 3년 사이에 어른이 다 되었네.ㅎㅎ

위에  옷은 살이 빠져서 지금까지 입고 있고 바지는 두단을 늘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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