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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 이야기

이제 초가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지난 여름동안 내가 뭘 하며 지냈는지..

어느새 가을느낌이라니..

 

지난주 토요일은 사촌동생 결혼식이었다.

청와대에 근무하는 동생인데 북한이 도발한다는 22일.. 그것도 하필 5시에..

결혼식장에 가보니 청와대에 근무하는 동료들은 대기상황이라 한명도 오지 않았다면서

양가 가족들만 있는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여름에 결혼 하는일은 드물어 정장을 입고 갈 옷이 마땅치 않았는데

마침 상진이가 엄마 생일선물이라며 옷을 사다 주었다.

고급스런 원피스였지만 한번 입으면 농속에서 계속 잠잘꺼 같아서

내가 자주 입을만한 옷으로 바꾸어 왔다.

옷을 입고 나가다가 결이에게..

"겔아.. 엄마 좀 뚱뚱해 보이지 않니?" 했더니

"전혀요.. 근데 엄마 그렇게 입으시면 어떻해요.."

"왜? 별로야?"

"아뇨.. 민폐죠.. 그 옷은 안돼요.

신부보다 더 이쁘시면 민폐하객이란거 모르세요?"

짜슥!!

엄마가 그말을 진짜로 믿으면 어쩌려구.ㅎㅎㅎ

순간순간 내게 행복바이러스를 전해 주는 이쁜놈이다.


그 이쁜놈이 2학기 반장이 되었다.

반장일 같은걸 싫어하는데 왠일로 반장선거에 나갈 생각을 했을까?

고등학교에 가니 생기부의 중요성을 느꼈는지...

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고등학교 가자마자 수시를 목표로 하는 아이들이

서로 임원이 되려고 반장선거가 꽤 신경전인거 같다.

선거에 나갈 생각도 안했는데 아이들이 너도나도 나가니까

'나도 나가볼까?' 하고 즉석에서 선거멘트를 했다고 했다.

결이가 반장에 뽑히자 아이들이~

"오바마 대통령이다." 했다나? (피부가 워낙 까매서)

그러자 선생님이 한술 더 떠서 하신다는 말씀..

"괜찮아. 요즘은 다문화 사회니까.." 하셨다고..ㅋ

결이 때문에 요즘 웃고산다.

선생님께 학급일에 임원엄마가 도울일이 있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도울테니

연락을 주시라고 문자를 드렸더니..

"한결이가 그동안 아이들에게 신뢰를 많이 쌓은것 같아요. 압도적인 표로 반장이 되었어요."

라고 답장이 왔다. 


요즘 우리 둘째는 고민이 많은지 여드름이 늘고 있다.

자기 목소리가 맘에 안든다고 속상해 한다.

성악하는 녀석이 자기 소리가 싫으면 어쩌라구..ㅜㅜ

노래를 했을때 누가 들어도 "우와~ 잘한다." 소리가 나와야 한다는거다.

노래 잘하는 성악가들 소리를 듣고 오는날은 더 고민에 빠지는거 같다.

샘이의 고민을 듣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렸다.

다음날 일어나서~

"샘아. 뒤와 옆을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계속 노력하다보면 어느순간 니가 원하는 위치에 가 있을거니까.." 했다.

성악은 실력도 천천히 늘지만 참 멀고 먼 길인거 같다.

언제쯤 완성될 것인지.. 어려운 길로 들어선 둘째..

더 잘하기위한 몸부림이니 안스러워 하지 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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