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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방황~

지난 일요일 남편은 상가집가고 큰애는 여친만나러.. 결이는 학원에..

운동나가기도 싫고 쇼핑은 귀찮고 하루종일 음악을 듣다가

화초를 들여다보다가..

그래도 따분해서 TV를 켜놓고 있었다.

평소엔 오후 10시~12시 사이에 집에오는 결이가 그날은 일요일이라 7시쯤 집에 왔다.

"엄마가 왠일로 TV를 보고 계세요?"

왠만하면 TV를 보지 않는 엄마가 TV앞에서 시간을 보내는게 이상했던가 보다.

"엄마가 그동안은 이렇지 않았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무료하네.

엄마가 이제  이런 상황이 좀 슬퍼지려고 해."

했더니 결이가 은근 신경이 쓰이는거 같았다.

뭔가 대화거리를 찾아 엄마를 기분좋게 해 주고 싶어하는 눈치가 보였다.

내가 입고 있는 찢어진 청바지를 보더니~

"엄마.. 그 바지 멋져요. 비싸 보이네요."

"지난번에 이모랑 동대문 갔을때 만오천원주고 샀어.  싸지?"

"와~ 엄마는 옷걸이가 좋으니 옷이 명품 같아요.."

"진짜?"

"그럼요. 엄마가 입으면 싸구려 옷이 비싸보인다니까요.."

ㅎㅎ 고마운 녀석.. 사내 녀석인데도 참 살갑다.

다운됐던 기분이 바로 업 되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 아이들을 다 키운 친구들이 번개모임이 잦다. 분당에서 어제 먹은 음식..)


그동안 아이들만 신경쓰고 살았는데

이제 이 녀석들이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시기가 왔다.

그래서 요즘 순간순간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뭔가 해야 하는데..' 하며 서성이게 된다.

갑자기 삶의 목표가 없어진듯한 느낌이랄까?

포토샾을 배우다가 그만두고 다시 양재를 배우려고 등록했는데

이런걸 배워서 뭐하나 싶고 뭘해도 재미가 없다.

이 나이에 뭘 시작한다는것도 그렇고..

공부를 이어서 해볼까? 싶기도 하고..

남편도 친구들도 뭘 시작하기보다 운동하고 편하게 즐기며 살 생각을 하라는데

뭔가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목표가 있어야 의욕이 생길꺼 같다.


생각해보니 살면서 두번째 방황을 하고 있는거 같다.

결혼전 나자신을 중심으로만 생각하며 살다가

결혼후 내 인생의 목표가 나 아닌 남편과 아이에게 옮겨갈때 참 우울했었다.

큰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결혼을 한 내 삶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를

계속 생각했던거 같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언제그랬냐는듯 바로 잊어버리고 살았지만...

이제 내품안에 있던 녀석들을 내려놓기 하려니 또 이런 방황을 하고 있네..

그동안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했기 때문에 그일이 희생이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가족을 위해 건강한 사고를 가진 엄마로 살았기 때문에 후회도 없다.

이제 나를 위한 발전을 다시 생각해볼때가 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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