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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나의 건망증은 중증~~

 

 

 

< 가영이네 블로그에서 살짝..^.~ >

 

 

 

지지난주에 평촌에 롯데 백화점이 들어섰다. 엄청크고 멋지게...

옆에 뉴코아 백화점이랑 아울렛이랑.. 정들었던 곳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염려가 되는건 쓸데없는 오지랖일까? ㅎㅎ

암튼 우리집 세놈들은 밤에 보면 더 휘황찬란하고 근사하다며 롯데건물에 대해 극찬을 했다.

샘이네 학교 갔다 오던날이었나? 중앙에 버스차선까지 새로 만들어져 조금은 익숙치 않은

범계역에 내리니 마침 롯데 백화점이 오픈하는 날이었다.

소녀시대가 온대서 그런지 온 평촌 사람들이 아니 안양시 사람들이...

의왕시 사람들이... 다 나와 있는듯 했다.

나도 호기심에 롯데구경을 하자 싶어 들어갔다가 에스카레이터를 타고 한층 올라가는데도

멀리까지 줄을 서며 7층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는데.. 30분이 지나 있었다.ㅜㅜ

아무것도 구경하지도 못한채 사람구경만 하면서...

 

그렇게 내 정신을 쏙 빼놓은 롯데백화점... 좀 도도하고 품격있는 백화점을 기대했던 나는

거의 재래시장 분위기에 실망을 하며 버스에 올랐다. 집으로 오면서 신랑이랑 통화를 했는데

롯데 백화점에서 사람들에게 밀려다니며 정신없었던 얘길 수다떨며 버스에서 내렸고

집까지 계속 수다를 떨며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런데~~ 헉!!!

버스에 가방을 놓고 내린걸 그제야 알게 된거다...그때까지 전화통화에만 정신을 쏟고 있던 나는

"으아악!! 신랑 어떻해. 나 차에다 가방을 놓고 내렸어.. 어떻해..어떻해.."

순간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다. 빨리 택시타고 버스 쫓아가라길레 생각해보니

지갑도 가방안에 들어있으니 택시비도 없고.. 거의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상진아빠, 빨리 차 가지고 와."  학원에 있는 신랑을 불러냈다.

내가 큰길로 뛰어나가는 사이에 신랑은 도복도 벗지 못한채 차를 끌고 왔다.

종점으로 갔더니 차가 한대도 없었고 다시 반대편 종점으로 차를 몰았다.

롯데백화점 오픈한 날이라 도로가 주차장이었다. 차가 막혀 움직이지 않는 시간에

나는 모든 신용카드 체크카드 정지시키고 통장도 모두 분실신고를 했다.

그리고 버스회사에 전화를 걸려고 114에 물었더니 그 회사의 번호가 입력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그렇게 한림대병원 앞에까지 갔는데 마침 6-1번 버스가 한대 있었다.

달려 내려가 버스에 가방을 놓고 내렸는데 어떻게 찾아야 하냐고 했더니...

그 아저씨 담배를 피우시면서 손으로 의자 뒤를 가리켰다.

"저 가방 맞죠?"ㅎㅎ

감사하게도 내 가방을 기사 아저씨가 보관하고 계셨다.

사람이 그렇게 많이 탔었는데 가져간 사람도 없었고 아저씨도 잘 보관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하던지..

주민등록증이며 운전면허증.. 모두 재발급 할 생각을 하니 끔찍했었는데..

감사인사를 몇번이나 하며 돌아왔다..ㅜㅜ

다음날 은행들 돌아다니며 분실신고한거 취소시키는데 한참이 걸렸다.

나의 건망증은 날로 심각해지니 어쩜 좋을지 모르겠다. 흑!!

 

그 사건 이후 신랑은 말할것도 없고 이 녀석들이 다 엄마를 환자 취급한다.

그동안 엄마가 건망증으로 있었던 일들이 죄다 들춰내면서..

비싼약을 차에 놓고 내렸다는둥..물건을 사고 들고오지 않았다는둥..

심지어 썬그라스를 어디서 잊어버렸는지 기억도 못한다는둥..

나는 이미 잊어버리고 기억도 나지 않는 일들은 이 녀석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

녀석들에게 내가 항상 어디 가서 앉아 있다 올때는 뒤를 다시한번 돌아보고 오라고

늘 잔소리 하곤 했는데...엄마는 그런 잔소릴 할 자격이 없다는 거다.

샘이결이는 "아..우리가 학교에 맨날 우산을 놓고 오는건 순전히 엄마탓이야.."

하면서 지들의 건망증을 엄마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그럼 나는 궁색한 변명을 하는데~~

 

"엄마는 니들 나이때 안그랬거덩?"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