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베란다에서 화초에 물을 주던 남편이
"야,, 빨리 와봐. 초등학교에서 우리애들 노래 나온다." 했다.
운동회 하는 날인데 스피커에서 두 녀석들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멋진 형아 되는 방법.."
멋진 형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건 아주 쉽지. 그건 아주 쉬운 일이야.
달리기 시합에서 동생에게 일부러 져주면 되고
씨를할때 이기는척 하다가 먼저 넘어지면 되지.
멋진 형아가 되는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생각 주머니가 커지면 양보할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멋진 형아지..
(그게 바로 멋진 형아예요..)
상진이 3학년, 한샘이 7세때 두 녀석이 작사를 했는데 유치원생이던 샘이 머리에서 나온
1절이 노래로 만들어졌다. 이 노랫말이 KBS 동요 프로그램에서 뽑혀
최우수상을 받았고, 그 노랫말에 이수인 선생님이 곡을 붙여주셨다.
게다가 그당시 부르미로 활동하고 있던 두 녀석이 직접 방송국 녹음실에 가서 녹음을 했고
연말에 방송 프로에 나가 노래도 불렀고 그 곡으로 인해 많은 추억을 만들었었다.
그 음반이 각 초등학교에 보급이 되었는지 초등학교에서 행사때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샘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서는 지금도 수업시간에 이 노래를 배운다고 했다.
지금 샘이는 목소리가 완전 테너로 바껴서 굵은 소리가 나는데
어릴때 목소리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ㅋ
두 녀석은 어릴때부터 중창이 찰떡궁합이었다.
유치원때부터 샘이는 형의 음을 절대로 따라하지 않고 자기 파트를 잘 지키면서
형 노래를 들으며 멋지게 해 냈었다. 평소엔 어리버리한 녀석이 무대에만 서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곤 하더니 결국 지금 성악의 길을 걷고 있다.
(옛날 동영상을 찾아서 편집했다. 중간에 노래가 살짝 작아지는 부분은 동영상을 이어 주었기 때문..)
곡이 발표되고 1년후 연말 대회 프로그램에서 자기들이 작사한 노래를 직접 불렀다.
여기서 나오는 율동은 내가 만들었다.ㅎ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로 못할꺼 같다. 그 당시 내가 어찌나 열정적이었던지..ㅋ
두 녀석 중창할때마다 율동을 내가 만들었고 ..
대회때마다 곡에 어울리게 옷을 디자인해서 만들어 입히기도 했었고..
지나고 보니 세놈들 동요에 깊숙히 빠져 지나친 열정을 쏟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노래 2절에서 중창으로 부르는 부분은 두 녀석이 장난삼아 만들어서 불렀는데
방송국에서 녹화할때 피디가 괜찮다면서 그대로 부르라고 해서 불렀다.
작곡하신 선생님께서 보시면 뭐라 하실런지..ㅋ
http://music.daum.net/album/main?album_id=555722
인터넷을 뒤지다 발견한 것인데 상진5학년 샘이 2학년때 녹음한 곡들이다.
두 녀석과 나의 열정이 그대로 남아있는 음반이 업로드되어 있다.
우리는 비매품으로 음반을 만들었는데 음반회사측에서 올린거 같다.
그 당시에 남편이 반대를 하는데도 큰 비용을 들여 음반을 만들었는데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건 몇년동안 동요에 빠져 살았던 추억들을 고스란히 남기게 되었다.
이 음반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음반위에 천사' 이다.
이 노래를 듣는순간 두 녀석이 부르면 환상일꺼란 생각했는데 그 노래로
전국대회에서 중창부문 일등을 하여 큰 상금도 받고 소년동아일보 신문에도 났었다..
그리고 샘이의 음악성이 가장 잘 드러난 '외갓집 가는 길..'이나
상진이의 감성을 온전히 느낄수 있는 '햇빛비치면' 은 지금 들어도 감동이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열정이 오늘 초등학교에서 나온 '멋진형아 되는 방법' 때문에
다시 되살아 옛날 동영상과 음반을 열심히 뒤지며 추억속에 빠져들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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