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장마가 계속되더니 오늘이 햇볕이 난다.
이사온 아파트옆엔 주택가가 있다. 14층에서 내려다보면 옹기종기 모여있는
주택가의 옥상 살림살이들이 다 보인다.
옥상에 각종 야채들을 심어서 키우는 집들이 많고... 화분들도 있고
정원에는 예쁜 꽃들이 한가득 피어있는 집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 옥상에 빨래줄들을 만들어 햇볕에 빨래들을 널고 있다.
햇빛좋은 날 뽀송뽀송 마르고 있는 빨래들을 보면 내가 더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며칠전 상진아빠가 "야, 저집은 이불을 세개나 널었는데 비를 맞고 있네.."
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도 빨래는 여전히 비를 맞고 있었다.
"저 집 사람들 여행갔나?" 하면서 또 안타까운 마음으로 내려다 보았다.
어제 아침에도 여전히 오락가락하는 비를 다 맞으며 이불은 그 자리에 널려 있었다.
출근전 상진아빠가 "가서 말해주고 싶네." 했다.
그런데 오늘 다시 내려다보니 드디어 3일만에 이불이 보이지 않았다.
3일동안 줄기차게 걷지않고 그 비를 다 맞히더니 다시 세탁기 속으로 들어갔겠지..
아이들 학기말 시험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어서 3일째 출근을 안했다.
시험기간이 되면 집안에 알수없는 부담스런 기류가 흐른다.
녀석들은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짜증섞인 말투가 나오고 나는 딴짓하는게 보이면 바로 잔소리 들어가고..ㅋ
결이는 공부하다 스트레스 쌓이면 소리도 지르고 나와서 수다도 떨고 냉장고 문을
수시로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주변 사람을 신경쓰이게 한다.
산만한 성격에 비해 여전히 A학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대부분 받아오고 있는데
어제 도덕 점수가 그에 못미쳤다. 그 이유는 아빠한테 기를 받지 않고 갔기 때문이라며
오늘 아침 잠자고 있는 아빠를 깨워 "아빠 저한테 기를 불어 넣어 주세요."했다.
그러자 자다말고 일어나 기를 넣어 주는 시늉을 하더니 결이가 가고나자
"아~ 잼있는 꿈꾸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깨놓고 가네.. " 했다.ㅋ
아빠의 기 덕분인지 아니면 형의 묵주반지를 빌려서 끼고 간 덕인지
오늘 본 과목들도 대부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며 전화로 수다를 떨더니
친구들이랑 피씨방에 간다며 사라지고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결이 책상앞에 붙여있는 문구 ㅋㅋ
반면에 샘이는 지루하면 폰에 관심을 두면서 방안에서 꼼짝 안하고 있다.
시험기간에도 상관없이 레슨을 다니기에
"샘아, 창피하지 않은 점수만 받아와라.."한다.ㅋㅋ
정말 이 녀석은 창피하지 않을 점수만 가까스로 받으며 시험을 보고 있다.
자기가 가야할 방향이 일찍 정해지면 이렇게 시험을 위한 주입식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은거 같다.
오늘은 시험 끝나고 헐레벌떡 오더니 레슨이 있다며 바쁘게 잠실로 갔다.
대부분 하루전날 벼락 공부라 어제 두시간밖에 안잤는데
목상태가 좋지 않은지 계속 삑사리 날꺼 같다고 걱정하며 배즙을 마시고 나갔다.
올해 샘이네 학교 남자 아이들 실력이 좀 뒤진다는 소릴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지난주에 발표난 실기셤에서 샘이가 1등을 했다.
심사위원이 13명이나 왔었다는데 모두 같은 생각으로 샘이가
높은점수를 받았다는게 놀랍다.
능력껏 최선을 다하는 샘이가 정말 대견하다.
예고의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의 스케줄대로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한다.
반면에 난 학기초 모임때 한번 얼굴을 보이면 그만이고
샘이가 모든 일정을 스스로 알아서 챙기고 내가 신경쓰는건 금전적인 부분이다.
학원출근 때문에 일일이 신경쓰기도 벅차지만 나중에 유학을 가더라도
지 할일을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해야 할꺼 같아서 난 지금 책임감을 키워주는게
맞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엄마의 의도대로 잘 따라주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
한샘이...
샘이는 셤이 아직 이틀 남았지만 결이 시험이 끝나서인지 나도 해방이다.ㅋ
이제 언니랑 7월에 가게 될 부산 시티투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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